박효철 베트남 야구대표팀 초대 감독
유소년 야구부 감독과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던 박효철(왼쪽)·이동진 감독이 올 여름 각각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스승은 야구 불모지 베트남의 초대 대표팀 감독에 선임돼 베트남으로 떠나고, 제자는 오는 7월 열리는 세계유소년대회(U-12)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발돼 대회 출전차 대만으로 향한다. 2022.6.27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과거 야구부 감독과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던 사제지간의 두 지도자가 올여름 국제무대에서 나란히 새로운 도전을 향한 출발선에 섰다. 스승은 야구 불모지 베트남에서 초대 대표팀 감독을 맡아 야구 보급의 국제화에 뛰어들었고, 제자는 세계유소년야구대회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선발돼 야구 꿈나무들의 메달 도전에 나서게 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박효철 베트남 야구대표팀 초대 감독과 제6회 세계유소년야구대회(U-12) 대표팀 감독을 맡은 이동진 의왕부곡초 야구부 감독. 두 사람의 인연은 199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상으로 일찌감치 프로무대를 떠난 박 감독은 1998년부터 서울 둔촌초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이때 프로선수였던 이 감독을 처음 만났다. 1996년 LG트윈스에 2차 지명을 받으며 촉망받는 내야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허리 부상에 발목이 잡혀 선수생활에 고민이 깊었던 이 감독은 박 감독과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 감독은 "당시 부상으로 미래에 대한 고민이 컸는데, 박 감독님을 만나 지도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며 "지금까지도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건 결국 다 스승님 덕분"이라고 말했다.

서울 둔촌초·부천고서 지도자 호흡
박 "야구 불모지에 보급하고 싶어"
이 "태극기 달고 출전 개인적 영광"


두 사람은 둔촌초에 이어 2005년부터 부천고에서도 감독과 수석코치로 한 차례 더 호흡을 맞췄다. 박 감독은 이후 2007년 의왕부곡초 야구부 감독직 제의를 받았으나 개인 사정으로 미국으로 떠나야 했고 대신 이 감독에게 자리를 넘겼다.

박 감독은 "당시 부곡초 선수가 4~5명에 불과해 너무 어려운 시기였지만 이런 상황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건 이 감독뿐이라고 생각했다"며 "결국 그런 팀을 16년째 맡아오면서 야구 명문 학교로 우뚝 서게 만들었고 대표팀 감독까지 되지 않았나. 그게 바로 이 감독의 지도력"이라고 치켜세웠다.

앞서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유소년 국가대표 코치를 경험한 이 감독은 이번엔 대표팀 감독으로 당당히 선발돼 지휘봉을 잡고 오는 7월 타이완 타이난에서 열리는 제6회 세계유소년야구대회에 출전한다.

이 감독은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대회를 나간다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 너무나 큰 영광"이라며 "감독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제자가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즈음, 스승인 박 감독은 더 큰 꿈을 품고 베트남으로 출국한다. 미국에서도 지도자 생활을 이어오며 20년 넘게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 감독이지만 그는 조건 없이 베트남행을 택했다.

박 감독은 "내가 평생 몸담아 온 야구를 베트남에도 보급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며 "구체적 성과보다는 야구를 몰랐던 나라에 야구의 재미와 가치를 전파하는 데 목표를 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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