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언론이 위기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샌안토니오 캠퍼스(UTSA) 커뮤니케이션학부 강석 교수에 따르면 미국 일간지 수는 지난 1970년 1천748개에서 2020년 1천260개로 50년간 488개(28%) 감소했고, 특히 지역신문은 재정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2005년에서 2020년 사이 4분의1가량이 사라졌다. 현재 지역 언론 중에서도 17% 정도만 순수하게 지역 이슈를 다룰 뿐, 나머지는 모두 전국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환경에서도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가고 있는 언론사들이 있다. 발 빠른 디지털 전환을 통해 마케팅 전략으로 삼거나 유료 구독 모델을 정착시키는가 하면, 비영리로 독립성을 확보하며 승부수를 띄우기도 한다.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광고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양질의 콘텐츠를 통해 재정을 확보하고 저널리즘을 구현한다는 목표는 같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지역 언론사인 '오스틴 아메리칸 스테이츠맨(Austin American-Statesman)'은 1871년 창간해 100년 넘게 일주일 내내 신문을 발행해 왔으나 현재는 발행일을 하루 줄이고 대신 디지털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PD 등을 영입하며 디지털에 최적화된 팀을 운영하는 동시에 독자들의 홈페이지 접속 패턴을 분석해 빅데이터로 활용하고 구독자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토니 플로헤츠키(Tony Plohetski) 기자는 "이젠 사람들이 뉴스를 접하는 환경이 달라졌다. 디지털에서 수익을 찾는 게 현실적인 답"이라며 "우리가 살아남은 비결은 종이에서 디지털로 빠르게 전환한 것, 그리고 여전히 강한 로컬네트워크가 기반으로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美 지역신문 2005년~2020년 사이 4분의1가량 사라져
발 빠른 디지털 전환·유료 구독모델 정착으로 생존
비영리로 독립성 확보하는 등 승부수 띄우기도
광고 의존도 낮추고 양질 콘텐츠로 재정 확보 및 저널리즘 구현
1865년 창간한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 뉴스(San Antonio Express-News)'도 2007년부터 디지털 유료 구독에 나섰다. 홈페이지를 두 개로 나눠 사건·사고 등 일반 소식을 전하는 무료사이트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는 유료사이트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4년 전만 해도 5천명에 불과했던 구독자 수는 현재 2만8천명에 이른다. 마르크 뒤부아인(Marc Duvoisin) 편집장은 "첫 6개월은 이벤트성으로 99센트만 받고 독자를 확보한 뒤 구독료를 월 5달러 정도로 상향 조정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독자의 홈페이지 방문 기록과 체류시간, 클릭 분야 등을 분석해 충성도에 따라 구독료를 더 올리기도 한다"며 "그럼에도 유료 구독자 수가 유지되는 비결은 결국 콘텐츠다. 이 지역만의 좋은 뉴스가 생산돼야 구독 모델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발 빠른 디지털 전환·유료 구독모델 정착으로 생존
비영리로 독립성 확보하는 등 승부수 띄우기도
광고 의존도 낮추고 양질 콘텐츠로 재정 확보 및 저널리즘 구현
1865년 창간한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 뉴스(San Antonio Express-News)'도 2007년부터 디지털 유료 구독에 나섰다. 홈페이지를 두 개로 나눠 사건·사고 등 일반 소식을 전하는 무료사이트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는 유료사이트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4년 전만 해도 5천명에 불과했던 구독자 수는 현재 2만8천명에 이른다. 마르크 뒤부아인(Marc Duvoisin) 편집장은 "첫 6개월은 이벤트성으로 99센트만 받고 독자를 확보한 뒤 구독료를 월 5달러 정도로 상향 조정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독자의 홈페이지 방문 기록과 체류시간, 클릭 분야 등을 분석해 충성도에 따라 구독료를 더 올리기도 한다"며 "그럼에도 유료 구독자 수가 유지되는 비결은 결국 콘텐츠다. 이 지역만의 좋은 뉴스가 생산돼야 구독 모델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텍사스 트리뷴(The Texas Tribune)'은 2008년 미국의 경제 위기 여파로 수많은 지역 언론이 쓰러져 가던 시기에 오히려 비영리 매체로 정면돌파에 나서며 이듬해 인터넷 미디어로 문을 열었다. 각종 재단과 기업, 구독자로부터의 후원과 사업·행사 개최 등이 주요 수입원이며 이 중 독자 후원만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한다. 존 조던(John Jordan) 사진기자 겸 운영관리자는 "우리는 주주나 투자자가 아닌 텍사스 주민들을 위해 존재한다. 구독자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지 않아도 기부가 끊이지 않는 이유"라며 "양질의 기사로 멤버십을 유지해 나가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힘줘 말했다.
UTSA 강석 교수는 "지역 유력지인 댈러스 모닝 뉴스(The Dallas Morning News)의 경우 독자들이 원하는 내용을 보도하는 '원하는 기사를 질문하세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호응이 높다. 결국 주민들은 지역 언론이 워치독(감시자) 역할뿐 아니라 '좋은 이웃'이 되는 걸 원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역 언론이 지역공동체로서 지역 발전에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철저히 지역에 집중하고 차별화된 뉴스로 가치를 높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오스틴·샌안토니오/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KPF 디플로마 로컬저널리즘 과정'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KPF 디플로마 로컬저널리즘 과정'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