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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도 설치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이 다수를 이뤘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당적과 상관없이 찬반이 엇갈리는 양상도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 내 특례시(수원·고양·용인) 가운데 유일하게 북부에 있는 고양시의 경우 북도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짙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남부가 찬성론이 대세를 이룬 북부보다 상대적으로 반대 의견이 많았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공약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관련해 북도에 포함할 지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김포의 경우 같은 지역 내에서도 김포를 북부 지자체에 포함해야 하느냐를 놓고 관점이 엇갈렸다. → 지도 참조

경기북부, 찬성 여론 지배적…그 속에 '간보는' 고양시
먼저 경기북도에 포함된 10개 시·군인 고양·남양주·의정부·파주·구리·포천·양주·동두천·가평·연천 지역구 의원 중 만장일치로 북도에 찬성하는 지역은 의정부, 구리, 양주, 동두천, 가평, 연천 등 6곳이다.

지역구(4곳)가 가장 많은 의정부의 경우 발전 가능성이 높지만 낙후된 경기북부를 개발해 도내 균형발전을 이룩한다는 점에서 찬성 여론에 힘이 실렸다.

오석규(민·의정부4) 의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기북부를 개발해야 경기지역의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고 이는 곧 수도권 등 국가 발전의 양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또 경기 남·북부의 사회·경제·지리적인 여건에서 비롯한 지역주민 간 정서와 문화 차이가 있는 만큼, 남북부를 분리해 세밀하게 지역발전과 주민 삶 개선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구리·양주 등 6곳 만장일치
수부도시 수원 정치·행정 분산 우려
용인·화성 등서 균형발전 의구심도

대체로 찬성 여론이 많은 북부 시·군 가운데 최대 도시인 고양지역은 북도 설치 기조에 합류할지 '간'을 보는 눈치다. 지난 1월 북부 도시로서는 유일하게 특례시로 승격되면서 북부권역 100만 대도시로 인정받은 셈인데, 북도로 합쳐지면 고양시에 이득이 될지 셈법이 복잡해서다.

이택수(국·고양8) 도의원은 "최근에 특례시로 승격돼 광역지자체와 동일한 수준의 지위를 얻었으나 실상은 광역지자체에 존속되는 등 반쪽짜리 승격이란 평가가 많은데 여기서 광역지자체인 경기도가 또 분리된다면 특례시가 해결해야 할 현안과 맞물려 여러 문제가 파생될 수 있다. 특례시 권한을 완전히 규명한 뒤 분도 논의도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이기도 한 곽미숙(고양6) 의원은 "민선7기 이재명 도지사 시절 특례시를 활성화하겠다고 연신 발언을 했는데, 특례시 제도를 완벽하게 이룬 게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도 설치'라는 정치적 어젠다만 들고와서는 안 된다"며 "(북도 설치는)도지사가 바뀔 때마다 도민들의 마음만 흔드는 '단어 공약'이다. 도내에 특례시가 이미 3개나 있는데 분도도 하겠다는 구상은 방향 설정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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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경기도청 북부청사 전경. /경기도 제공

북도행 미정 김포시는 지역 내에서도 의견 '분분', 수부도시 수원은 상대적으로 반대 많아
북도에 포함할지 여부가 미정인 김포의 경우 도의원의 여론도 분분했다. 김포 4개 지역구 중 국민의힘 도의원이 3명이지만, 같은 당 안에서도 의견이 나뉘었다.

1천390만 도민이 있는 도를 분할해 '밀착행정'을 한다는 점에서 찬성한다는 의견(김시용·김포3)과 '북도에 포함되면 재정자립도가 더욱 낮은 북부권내 다른 시·군에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론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이기형·김포4, 홍원길·김포1) 등이 동시에 나왔다.

반면 경기남부의 경우 수원(반대 3)에서 상대적으로 반대 의견이 많았는데, 이는 해방 이후 경기지역 정치·행정의 '수부도시'로서 위상을 키워온 남부권 도시들이 북도가 설치되면 정치·행정력의 분산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례시들 셈법 복잡 '합류 간보기'
"권한 완전 규명뒤 논의 추진해야"
'밀착행정' '역차별 우려' 의견 갈려

수원 출신 도의원들은 "북도를 설치해 북부지역이 자립할 수 있으려면 결국 기업 등 인프라가 함께 가야 하는데, 시장논리에 따라 인구가 많지 않은 지역에 기업 등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는 힘들다.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지도 신중히 들여다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용인·화성·이천 등 남부권 일부 도시에서도 반대 응답이 1개씩 나왔다. 이들은 대체로 북도를 설치한다고 해서 경기북부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구심을 나타냈다.

박명원(국·화성2) 도의원은 "북도 설치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소모적인 논쟁이다. 전라도와 경상도처럼 남과 북으로 나눠놔서 좋을 게 없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지방자치법도 개정했으니 좀 더 지켜보다가 필요하다면 그때 북도를 설치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지미연(국·용인6) 도의원은 "무엇을 위한 분도인지 명분이 약하다. 단순히 양분해서 분도를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분도로 얻고자 하는 바가 불분명하고 단순히 개발을 하기 위해 분도를 추진하는 것은 절대 반대"라고 언급했다.

/손성배·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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