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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현 연천군수
민선 8기 연천군수로 취임한 지 어느덧 1개월이 흘렀다. 취임 이후 줄곧 '현장행정'을 강조한 만큼 10개 읍면 주민과의 대화를 비롯해 경원선 동두천~연천 복선전철 건설 현장, 재난 지역 등을 두루 살피며 군민들을 만났다.

10개 읍면 군민들의 상황은 저마다 달랐지만 모두 한목소리로 낙후한 지역경제와 고향 연천의 소멸을 걱정했다. 수십 년 뒤 삶의 터전이자 고향인 연천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의 목소리가 지역 곳곳에서 들린다.

연천군은 1980년대만 해도 경원선을 중심으로 인구 7만명을 자랑하는 생기 넘치는 도시였다. 한창 번화할 때 연천 상권의 중심인 전곡읍은 젊은이들로 활기가 넘쳤다.

이러한 연천군이 점차 쇠퇴하더니 수십 년 뒤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방소멸.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낯설기만 한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였던 지방소멸이 현실화하고 있다. 


군민들 지역경제 낙후·고향 소멸될까 걱정
70년간 접경지역·수도권 이유로 늘 '뒷전'


번성하던 연천군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연천군이 직면한 상황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며 서울 중심의 발전을 이룩한 한국사회의 어두운 단면이자, 반세기 넘게 이어지고 있는 한국전쟁의 상흔이라고 볼 수 있다.

연천군은 남북 분단 이후 70년간 최전방에서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늘 뒷전으로 밀려왔다. 연천군의 사회간접자본(SOC)은 경기도 31개 시·군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지역경제 지표는 우울하기만 하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경기 남부지역이 발전하는 사이 연천군은 수도권정비계획법과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의 중첩규제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연천군이 각종 규제로 수십 년간 개발에 부침을 겪는 사이 경기 남부지역은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 연천군이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 국가의 대의를 위해 희생한 결과가 이것이란 말인가.

연천군이 소멸하지 않기 위해선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이러한 결과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통팔달(四通八達)' 교통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연천군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앙정부, 정치권, 경기도 차원의 의지와 행동력, 반세기 넘는 희생에 대한 공감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는 비단 연천군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 시대를 위한 주춧돌이기도 하다.

민선 8기 연천군은 접경지역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전환점에 서 있다. 경원선 동두천~연천 복선전철 건설사업이 그 시작이다. 오는 2023년 개통 예정인 경원선 복선전철은 동두천 소요산역까지 운행하는 수도권 1호선을 연천까지 연장하는 사업이다.

민선 8기 연천군수로서 당초 사업계획대로 1호선 직결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지역사회 여론과 당위성을 적극 주장할 예정이다.

경원선뿐만 아니라 서울~연천 간 고속도로도 조기 착수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적극 소통할 계획이다. 서울~연천간 고속도로는 대통령 공약사항에도 들어간 만큼 경기북부 경제 활성화와 접근성 개선을 위해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

당초 계획대로 1호선 직결 당위성 주장할것
서울~연천 고속도로 조기 착공도 추진돼야


민선 8기 연천군수로서 주어진 4년의 시간 인프라 구축을 통해 살고 싶은 도시 연천, 인구 10만 연천시를 위한 초석을 놓고자 한다. 연천군의 주요 사업들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선 중앙정부의 의지와 지원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경제성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반세기 넘는 연천군의 특별한 희생과 지방소멸 위기 극복 측면으로 SOC 구축에 나서야 한다. 70년이란 세월은 결코 짧지 않다.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다. 연천군이 반세기 넘게 인내하고, 희생한 세월을 더는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연천군이 지방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살고 싶은 도시로 도약하는 그날까지 오직 군민만 보고 나아가겠다.

/김덕현 연천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