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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분당경찰서 부청문감사관
우리의 생활 속에 가장 가까이, 다양한 경로로 마주치는 공무원 조직은 아마 '경찰'일 것이다. 경찰은 타 공무원 부처에 비해 인원도 많고 부서도 다양하다. 그중 청문감사 부서는 조직 내 비위와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예방하는 업무를 주로 하고 있는 부서로, 최근에는 사회 전반에 이슈화하고 있는 '직장 내 갑질'에 대해 관심을 두고 예방과 대처 방안에 대하여 고민하고 논의 중이다.

경찰은 계급을 통한 상하관계가 뚜렷한 수직적 위계구조의 조직으로 여타 직장에 비해 직장 내 갑질에 쉽게 노출된다. 다른 범죄와 마찬가지로 직장 내 갑질은 사안이 발생한 이후 피해 회복이 쉽지 않기에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이에 청문감사 부서에서는 사안의 발생 여지가 보이면 먼저 조심스럽게 접근하는데, 갑질 당사자로 지목된 이들의 주장은 대부분 비슷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업무를 잘 알려주려고 했을 뿐이다", "친한 후배여서 그랬다" 등이다. 자신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부정적인 메시지로 전달되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직장 구성원 간 세대 정체성에 대한 이해 부족과 소통의 부재를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직장 내 갑질이 대상자를 향한 고의성 있는 행위가 아니기에, 자신의 합리적인 지시와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부당한 처사로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거부감 없도록 양자 혹은 다자간 사이의 유연한 매개체가 필요하다. 즉, 열린 마음과 소통의 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갑질에 이어 '을질'이라는 신조어 또한 종종 언급된다. 상명하복의 조직 구조와 커져만 가는 세대 간 사고방식의 괴리 사이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조직에서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라고 한다. 조직에서 소통을 외치고,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가 바로 그 이유이다.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갑질 예방을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우리가 직장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는 누군가의 소중하고 사랑스런 가족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박민수 분당경찰서 부청문감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