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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규 이학박사
MZ세대란 1980년에서 2004년에 출생한 밀레니얼 M세대와 1995년에서 2004년에 출생한 Z세대를 합친 용어이다. 이들은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구직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세대이기에 소비행태, 라이프스타일, 선호하는 직장 유형 등을 알아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우리나라 고용 시장에서는 일자리에 있어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미스매치가 심각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정말 MZ세대가 원하는 일자리는 어떠한 것인가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MZ세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 다수의 보고서들은 일자리에 관한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 중 하나의 보고서(한국경영자총협회, 2022)에서는 MZ세대가 생각하는 '괜찮은 일자리'에 대해 조사하였는데 보고서를 요약하면 괜찮은 일자리란 3천만원에서 4천만원 사이의 연봉을 받고, 일과 삶의 균형이 있으며,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는 일자리였다. 그러나 이러한 주요한 결과 외에도 씁쓸했던 결과는 현존하는 전체 일자리 중 본인이 생각할 때 괜찮은 일자리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물었을 때였는데 약 70% 이상의 응답자가 그러한 일자리는 단지 20% 이하일 것이라고 답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일자리를 얻었다 하더라도 근속할 수 있는 기간은 10년 이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본인이 이러한 일자리에 실제적으로 취업할 확률이 얼마나 되는 가라는 질문을 하였을 때는 그럴 확률이 '낮다'라는 비관적인 응답이 36.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다른 보고서(중소기업중앙회, 2022)에서는 온라인상의 키워드 자료 추출을 통하여 'MZ세대의 중소기업 일자리 조건'에 대해서 알아보았지만 근무시간, 근무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최근 3년 동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중요시한다는 다른 보고서들과도 맥을 같이 한다.

삶과 일 균형 맞추는 강한 욕구
평생직장 이라는 개념 사라지고
어렵게 취업해도 성장위해 '이직'


다시 말해 지금의 MZ세대들은 개인의 삶과 일 사이에서 시소를 즐기면서 이들 간의 균형을 맞추어 살고자 하는 강한 욕구가 있으며, 이제는 더 이상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져 자신들이 아무리 괜찮고 좋은 직장이라 인식하는 곳에 어렵사리 취업을 하였더라도 결국 이직을 하거나 또 다른 자기 성장을 위해 옮길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열려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MZ세대는 베이비부머 세대와 다르게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경험하면서도 그 어느 세대보다도 교육 수준이 높고,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으로 다양한 문화를 향유한 세대로 꼽힌다. 다른 한편으로는 유년 시절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독특성을 알아냈으며 소위 명문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들어가면 나머지의 삶은 보장이 된다는 공식이 깨졌다는 것을 자신의 부모 세대가 IMF 때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몸소 체험한 세대이기도 하다. 가정에서 이러한 경험을 간접적으로 한 MZ 세대는 외부에서는 지구 온난화, 미세먼지, 코로나 사태를 직접적으로 경험하면서 개인의 행복과 건강을 우선시하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며 비합리적이거나 궁금한 것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왜"라고 질문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개인 행복·권리 주장·건강 우선
금융자산 양극화 여전히 진행중


이러한 면만 고려한다면 MZ 세대가 얼마든지 현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세대 안에서도 금융자산의 양극화는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구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한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은 이상과 현실 간의 간극을 보여주는 것으로 큰 우려가 된다. 만일 MZ 세대가 이러한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구직 자체를 단념하거나 경제활동을 포기하게 된다면 긴 경제침체를 벗어날 수 있는 성장동력을 잃게 될 것이다.

사실 우리도 언젠가는 또 다른 시대의 MZ였을 것이다. 이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인 정신의 행복과 물질의 풍요가 서로 얼마나 필요 충분 조건으로 만족될 수 있는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정명규 이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