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별의 아픔을 전해주는 고려시인 정지상의 시다. 남포를 제물포로 바꾸고 대동강 물을 서해로 바꾼 후 시를 다시 읊어본다. 1902년 12월 한인 121명을 실은 배가 하와이를 향해 제물포항을 떠나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120여 년 전 이곳 제물포는 희망을 찾아 떠나지만, 떠날 수밖에 없는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었다.
120여 년이 지났다. 그리고 인천은 700여만 해외동포들이 모국 땅을 밟는 순간 다시 만나게 되는 첫 도시로 남아있다. 모국 땅을 밟는다는 자체가 흥분의 순간인데 세계적인 도시로 발전한 인천을 한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순간은 감동 그 이상일 것이다. 그들에게 인천은 모국을 떠나면서 느꼈던 마지막 슬픔의 장이었고 모국에 들어오면서 느끼는 첫 감동의 장이다. 인천은 우리나라 디아스포라의 고향임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기에 2003년 우리나라 최초의 이민사박물관도 인천시에 건립되었다.
지난 2일 정부는 재외동포청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을 공포하였다. 국가가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를 향해 공식적으로 창을 열어 놓은 것이다. 이에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신설되는 재외동포청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인천시도 지난 6일 유정복 인천시장을 비롯하여 국회의원, 시의원, 군·구의원, 구청장뿐만 아니라 학계, 종교계, 경제계, 시민사회 등 인천지역의 다양한 분들이 모여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를 위해 나섰다.
우리나라 이민의 눈물자국이 남아있는 곳, 해외동포들이 뛰는 심장으로 첫 발자국을 내딛는 곳, 인천이 재외동포청 유치의 최적지이다.
과거의 애환과 현재의 감동이 교차하는 디아스포라의 고향, 인천에 재외동포청이 와야 한다. 인천대도 재외동포청 인천유치를 적극 희망한다.
/박종태 인천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