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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맞벌이 등으로 어쩔 수 없이 빨리 등교해야 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아침 시간은 자칫 지루하고 무의미한 시간이 될 수 있다. 또 부모들은 아이들이 교실에 혼자 있다가 사고가 나지는 않을지 불안하기도 하다.

이러한 돌봄 공백을 해소하고 이른 등교 학생들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인천시교육청이 '아침이 행복한 학교' 사업을 추진해 눈길을 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의 공약이자 올해 인천시교육청 주요 정책사업 중 하나인 아침이 행복한 학교는 이른 등교 학생들의 안전한 교육·돌봄 여건을 마련하고자 오전 8시부터 '틈새 돌봄'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오전 8시부터 제공… 신체·미술활동 등 프로그램 운영
전체 학생 96.3%·학부모 97.2% 아침 돌봄 '만족' 답변
2학기 12곳 추가 계획… 노인일자리 사업 연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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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먼우금초등학교의 이른 등교 학생들이 '아침이 행복한 학교' 수업을 듣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 12개 초등학교에서 처음 이 사업을 시작했고, 올해는 '2023년 인천형 늘봄 모델학교'의 운영과제로 선정해 기존 늘봄학교 30개 학교를 포함한 61개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사업은 학교별 여건에 맞게 '아침이 신나는 학교'와 '아침이 따스한 학교' 등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아침이 신나는 학교는 이른 등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체활동, 미술 활동, 독서와 놀이 등 다양한 특색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내용이다. 아침이 따스한 학교는 지정 교실이나 도서관과 같은 공간에 자원봉사자 등 인력을 배치하고, 정식 교육과정 시작 전 학생들에게 틈새 돌봄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아침이 행복한 학교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꽤 높다. 인천시교육청이 지난 6월 아침이 행복한 학교 61곳의 학생과 학부모 등 1천244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학생의 96.3%가 아침 돌봄 프로그램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97.2%로 학생들보다 더 높았다.

이는 사업 준비 단계에서 학교별 수요조사, 프로그램 공모를 추진한 결과라는 게 인천시교육청의 설명이다. 만족도가 높고 신청이 늘고 있는 만큼 인천시교육청은 2학기에 아침이 행복한 학교로 12곳을 더 추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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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부현동초등학교 이른 등교 학생들이 '아침이 신나는 학교'의 일환으로 독서와 미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초등학생 자녀를 둔 A씨는 "등교 시간이 정해져 있어 아이를 일찍 보내기가 불안했는데, 아침이 행복한 학교를 통해 마음 편한 아침이 됐다"며 "맞벌이 부모가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기가 훨씬 수월해진 만큼 이런 좋은 제도가 계속 유지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 다른 초등학생 학부모 B씨는 "일하며 양육하는 부모들의 걱정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더 발전시키고 지속적으로 확대해 달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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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부현동초등학교의 이른 등교 학생들이 '아침이 신나는 학교' 프로그램으로 요가 수업을 듣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이 사업은 인천시가 추진하는 '노인일자리 사업'과도 연계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인천시교육청은 희망 학교를 파악해 총 10개 학교에 틈새 돌봄을 위한 노인일자리 인력 39명을 배치했다. 지역으로 보면 미추홀구 16명, 남동구 7명, 연수구 16명 등이다.

또 사업 때문에 학교나 교사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공모를 통해 8개 지역 기관·단체를 선정하고, 자체적인 아침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아침이 행복한 학교 사업을 지속하는 한편, 앞으로는 오후 돌봄교실도 내실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맞벌이 부모의 늦은 퇴근 등 다양한 이유로 일찍 귀가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돌봄 대안이다.

인천시교육청은 학교의 수요와 여건에 따라 오후 8시까지 초등학교 저녁 돌봄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확대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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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새 학기를 맞아 인천형 늘봄 모델학교인 인천연수초등학교를 방문해 '아침이 행복한 학교'에 참여하는 등교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앞으로도 아침이 행복한 학교 사업을 비롯해 돌봄 유형을 다양하게 추진하겠다"며 "국정과제인 늘봄학교 운영은 물론, 지역사회나 지자체와 협력해 아이들이 행복하고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공백 없는 안정적 돌봄'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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