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수준 용량 재사용 기회 '주목'
유해물질 회수·핵심원료 확보 가능
LG전자·GM공장 등 부품특화도시
인천, 주요 산업으로 육성·선점하길

2020년 글로벌 출시된 전기차 모델은 165개 이상으로 시장 규모는 500만대를 넘어섰으며, 연평균 51%씩 성장하여 오는 2025년 2천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충전 능력이 초기 대비 70% 이하로 저하되면 주행거리 감소, 충·방전 속도 저하 등의 이슈로 배터리 교체가 필요하다. 하지만 70% 수준의 용량을 보유하고 있는 교체 대상 배터리도 재활용, 재사용, 이차사용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폐배터리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환경 및 경제적 편익을 고려할 때 자원 재활용으로 대표되는 폐배터리 재활용산업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유해 물질을 회수하여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핵심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폐배터리 재활용은 배터리 생산을 억제함으로써 배터리 생산과정에서의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폐배터리 시장은 환경 및 경제적 편익 등의 강점을 토대로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전기차 폐배터리에 대한 평가와 재활용 기준은 없는 상황으로 폐배터리 산업이 성장하기 위한 여러가지 제약 요인이 존재한다. 즉 폐배터리 분리, 회수와 보관 기준에 관한 연구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폐배터리 재활용은 자원 순환성 제고와 원가 절감 등의 긍정적인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이 분야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공급 확대로 2050년 전 세계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독일, 프랑스뿐 아니라 EU(유럽연합)는 이미 폐배터리 재활용 실용단계까지 접근했고, 특히 EU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의 재활용을 의무화하면서 사용후 배터리를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전남 나주시는 혁신단지에 '전기자동차(EV),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용후 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LG엔솔, 삼성SDI 등 20개 관련기관과 기업이 참여하는 이 사업은 배터리 재사용 시험, 평가센터 등을 구축해 연간 전기차 배터리 팩 1천개 이상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설비를 도입한다. 전라남도는 이를 토대로 2030년까지 도내 사용후 배터리 활용 기업을 150개까지 육성할 계획이다. 대구광역시는 2025년까지 국비 등 총 175억원을 투입해 달성군 달성 2차 산업단지에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시험평가센터'를 구축하고 신산업 모델을 발굴 육성한다. 광주광역시도 2026년까지 국비 240억원을 지원받아 '전기차용 배터리 자원순환 저탄소·통합 기술개발'에 나선다.
인천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산업이 가장 특화된 도시다. 인천 서구에는 2013년부터 LG전자 인천캠퍼스가 자리잡고 있다. LG마그나로 대표되는 캠퍼스는 전기차 부품 연구개발이 핵심이지만 실제로는 전기차 소재 부품사업을 확대하는게 목적이다. 또 하나 강점은 한국GM 본사와 종합기술연구소 및 제조공장이 부평에 있다. GM 부평공장은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 1위를 자랑하고 있다. 조만간 GM 본사와 협의를 통해 부평공장에 전기차 생산라인이 가동될 것이다. 2022년 기준 인천 내연기관차 및 전기차 관련 부품업체 수는 대략 136개가 있다. 인천은 항만, 항공, 도로 등 최적의 물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도시이며 산·학·연도 완벽하게 구축되어 있다.
따라서 아직 어느 지자체도 확실히 선점하지 못한 자원 재활용 산업을 인천이 주도해서 지역 경제를 살리는 핵심 산업으로 육성시켜 나가길 당부한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