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지역 21개국 세계적 경제 협력체 유치
부산 前 개최지… 제주·경주 무역담론 부족
인천 적합… 바이오 시밀러 글로벌 1위 도시
회원국 유학생 품은 곳… 대표주자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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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근 인천글로벌캠퍼스 대표이사
2025년 우리나라에서 APEC(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회의가 열린다. APEC은 아·태지역의 경제성장과 번영을 목표로 정책대화 및 협의를 통해 운영되며 미국, 중국 등 21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의 경제협력체이다.

21개 회원국 약 6천명이 참여하는 이번 APEC 유치를 위해 인천, 부산, 경주, 제주 등 4개 도시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APEC 국제 무대 쇼케이스(showcase)에서 우리의 무엇을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미래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까?

지금 세계는 실제 두 개 전쟁의 파급효과를 포함하여, 경제전쟁이 가장 중요한 이슈다. APEC 자체가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이고 유치 경쟁 중인 4개 도시 모두 경제·산업 등을 주요 키워드로 설정하고 있다. 포스트모던계 거장 프랑스의 철학자 장 프랑소와 리오타르(Jean-Francois Lyotard)에 따르면 상업자본은 가격 차이가 나는 서로 다른 두 공간적 차이를 이용하여 이윤을 얻는 것이고, 산업자본은 시간적 차이 즉 유행을 만들면서 이윤을 얻는 체제인데 상업자본과 그에 수반된 일체의 관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경우에만 산업자본이 도래할 수 있다.

현재를 어떤 자본의 시대라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상업자본의 시대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APEC에서 우리가 미래의 번영을 위해 자랑하여야 할 것은 자명하다. 관광상품, 전통문화, 역사 유적 등은 공간적 한계를 생태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시간적 차이, 즉 유행에 있어서도 장점을 부각시키지 못한다. 더구나 역사, 유물, 유적은 대한민국 어느 도시나 각각의 강점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에서 고려를 계승하는 도시는 몽고에 대항하고자 천도한 강화도를 품고 있는 인천이 유일하다. 그러니 이제 우리는 역사 등의 공간을 활용함과 아울러 시간차이를 극복하고 산업을 활성화할 최대 장점을 가진 도시를 찾아야 하고 그 산업은 현재 대세인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4개 도시 중에 시공간을 아우르는 도시가 어디인가?

비교해보자. 부산은 이미 2005년에 APEC을 개최한 사례도 있어 한국의 자산이 부산 밖에는 없다는 오해를 살 수가 있다. 경주는 인근 지역에 있는 울산의 조선, 포항은 철강, 구미의 경우 전자반도체, 안동은 바이오 등을 활용한 산업시찰 프로그램을 구상한다지만 다른 도시의 자산을 억지로 붙여다 쓰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제주는 관광 이외에 산업과 무역의 담론을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한 느낌이다. 인천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 해보자. 인구는 부산이 많지만 초중고 학생 수는 인천이 많다. 그만큼 인천이 젊은 도시이고 미래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Sea & Air를 이용한 세계와의 시공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인천이 한국 대표도시이다. 인천은 샌프란시스코와 싱가포르를 앞서 바이오 시밀러 세계 1위의 생산능력을 갖춘 도시이고, 인천에는 반도체 후공정 세계 2·3위 업체가 있으며, 수출액 중 1위는 반도체이다. 더구나 국내 유일의 해외명문대학 연합캠퍼스인 인천글로벌캠퍼스에는 한국을 제외하고 14개국의 APEC 회원국 출신 학생 256명이 조국을 그리워하고 있다. 각국 정상들은 자국의 유학생들과 국제화 관련 이벤트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유학생을 품고 있는 도시가 또 어디 있는가?

아리스토텔레스는 국가가 어떤 미덕에 영광과 포상을 주어야 하는가를 질문하면서 가장 바람직한 삶의 방식부터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이 이로운가의 문제는 늘 새로운 상황이 생기고 특정 상황에서 실천적 지혜가 있는 사람은 같은 시민들에게 그리고 인류 전체에 바로 지금, 여기에서 무엇이 이로운지 심사숙고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APEC이라는 국제 쇼케이스에서 지금, 여기, 국가와 인류 전체에 이로움을 주기 위해서는 과거 전통·현재 역동성·미래 번영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시공간의 도시 인천에서 APEC을 개최하여 대표선수로 보여줘야 한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박병근 인천글로벌캠퍼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