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요양병원 휴머니튜드 교육
일상생활·자립도 높이는 데 기여
돌봄 제공자도 전보다 피로 덜 느껴

“환자를 일으켜 세울 땐 무릎을 굽혀 시선을 맞추고 두 팔로 어깨를 감싸세요. ”
지난달 10일 인천 서구에 있는 제1시립노인치매요양병원. 지역 공공 의료시설 소속 간호사 20여명은 휴머니튜드 전문가 양성 과정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휴머니튜드는 서기, 바라보기, 말하기, 접촉하기 네 가지 방식을 환자에게 적용하는 돌봄 기법이다.
이날 교육은 환자를 정면에서 응시하는 시간이나 환자의 반응에 따라 수행해야 할 단계 등 휴머니튜드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세부 방안을 배우기 위해 마련됐다. 의료진들은 교육 수료 후 시립노인치매요양병원 환자들에게 실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교육을 맡은 강사 조앙 파르텔 아라우주(Joao Partel Araujo·39)는 휴머니튜드 도입 필요성에 대해 “의료 현장에 적용했을 때 치매 환자와 돌봄 제공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는 기법”이라며 “환자의 인지능력이 개선되면서 의료진들도 환자와 소통하며 기존 돌봄 방식보다 피로감을 덜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의료 현장에서 휴머니튜드가 적용되면 치매 환자와 돌봄 제공자 간 신뢰를 높여 환자의 신체적 기능이나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최근 도출됐다.
인천시가 인하대학교를 통해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진행한 ‘휴머니튜드 사업 효과성 평가 및 인천형 치매 돌봄 모델 수립’ 연구 보고서를 살펴보면 이 같은 결과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연구결과 실험에 참여한 치매 환자 67명은 휴머니튜드 적용 전보다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최대 62.7% 향상됐다.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판단하는 행동으로는 양치질하기 등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휴머니튜드가 환자의 자립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게 연구진 분석이다. 휴머니튜드가 치매 환자의 공격적인 성향 등 문제 행동 발생 빈도를 낮춰 향정신성 약물 복용이 줄기도 했다. 환자들은 휴머니튜드 적용 전 향정신성 약물 섭취량이 4.74개였지만, 적용 이후에는 3.82개로 감소했다.
돌봄 제공자가 의료 현장에서 치매 환자의 증상을 관리하는 기술은 휴머니튜드 적용 전후 각각 12.14점에서 13.72점으로 늘었다. 이들이 환자를 돌보면서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는 ‘번아웃’ 현상도 휴머니튜드 도입 전 7.86점에서 이후 6.62점으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위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