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의 결단 필요한 삼성

 

경영승계 관련 사법리스크 여전

‘자사주 매입’ 주가 5만원선 회복

기술경쟁력·파운드리 발전 필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삼성 부당 합병 혐의 관련 2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11.25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삼성 부당 합병 혐의 관련 2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11.25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위기 극복을 위해 최근 자기주식(자사주) 매입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연일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와 함께 이 회장의 인사혁신을 통한 조직 쇄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검찰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앞서 1심 법원은 이 회장 등에 대한 경영권 승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었다.

수년 동안 이어졌고 또한 종결 때까지 얼마가 더 걸릴지 모르는 오너에 대한 사법리스크는 이 회장 개인은 물론 인공지능시대 HBM(고대역폭메모리) 개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등 삼성전자를 위기로 몰고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사혁신을 통한 조직 쇄신도 삼성전자가 서둘러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 14일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향후 1년간 10조원(시가총액 대비 2.8%)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우선 내년 2월까지 3개월간 장내 매수를 통해 1차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소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 규모는 보통주 2조6천827억원(5천14만4천628주), 우선주 3천172억원(691만2천36주) 등 총 3조원 규모다. 이런 소식에 ‘4만전자’로 추락했던 주가는 5만원선을 회복했다.

삼성전자 DS부문 기흥캠퍼스. /경인일보DB
삼성전자 DS부문 기흥캠퍼스. /경인일보DB

자사주 매입에 이어 차세대 반도체 선점을 위해 수십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반도체 초석을 다졌던 용인 기흥캠퍼스 내 구축 중인 10만9천㎡ 규모의 최첨단 복합연구개발단지에 오는 2030년까지 총 2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기흥캠퍼스는 지난 1983년 2월 도쿄선언 이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징적인 곳으로, 1993년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 등을 이뤄낸 반도체 성공 신화의 산실이다.

그러나 재계에선 삼성전자 수장인 이재용 회장이 인적 쇄신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예년보다 빠른 인사 발표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함은 물론 조직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노조와 생산적인 노사관계 정립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메모리 업황 개선 등 중장기적으로 기술경쟁력 회복 및 파운드리 부분의 발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는 만큼 이를 돌파할 리더의 ‘뉴삼성’ 화두가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선 2025년 삼성전자 사장단 정기 인사가 곧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