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새해 첫 기준금리를 동결로 결정한 가운데 이런 결정이 부동산 시장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한은 금통위) 등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이날 원·달러 환율 불안과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미국 금리 인하 둔화 가능성을 고려해 금리를 연 3%로 동결하기로 했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경기 침체 장기화 속 부동산 시장 위축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2월부터 부작용이 1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사상 최장 동결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후 10월과 11월 금리 인하를 단행해 연말 기준금리를 3.00%까지 낮춘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환율이 만일 1천470원대로 오른 채 유지된다면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저희가 예측했던 1.9%보다 0.15%p 올라 2.05%가 될 것이다. 환율뿐 아니라 국제 유가가 같이 올라가면 (물가에 미치는) 임팩트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총재는 “(지난해 10월과 11월의)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도 지켜볼 겸 숨 고르기를 하면서 정세에 따라 (금리 인하 여부를) 판단하는 게 더 신중하고 바람직한 거 아닌가 판단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에선 강도 높은 대출 규제에 정국 혼란까지 겹치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했지만, 이번에도 동결로 결정되면서 관망세가 더욱 짙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연초 가산금리 인하 등 금융권의 가계대출 재개와 중도상환수수료 하향조정 등이 겹치며 주택시장 여신환경은 개선됐으나, 탄핵정국과 경기 위축, 겨울 비수기가 겹치며 냉각된 주택시장을 녹이기 제한적인 모습”이라면서 “한번 움츠리기 시작한 거래시장과 매매가는 매수심리의 움직임 없이 우상향으로의 방향전환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부동산 거래 회전율의 개선은 적어도 봄 이사 철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기준금리 동결 외에도 차주의 대출 상환능력 고려와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둔화시키려는 정부의 스트레스 DSR 제도가 오는 7월 한층 강화된다”며 “정국불안으로 인한 증시 및 환율 변동 위험, 경기 회복 둔화 문제는 여전히 주택 매수심리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효선 NH농협은행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경기가 너무 부진하니까 대응 차원으로 한은이 동결을 선택했는데,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기준금리보다는 대출 금리가 더 민감한 영향을 미친다”며 “지난해에도 두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대출금리가 그에 비례해서 내려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해도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탄핵 정국 이후 나타나는 관망세에 좀 더 확신해 주는 정도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경기·인천지역 매매가격은 각각 0.04, 0.06% 하락했으며, 전세가격 역시 0.01%, 0.03% 내렸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