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때 묻은 우리 마을, 가족처럼 이웃·시설 돌보죠”

 

청소년·어르신 세대 소통시간 마련

폐점 지하상가 물놀이장 등 탈바꿈

어린이 농촌체험에 적극 의견 수렴

유선우 신현동 주민자치회장은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 이웃들과 소통하는 것이 내 일”이라고 말했다. 2025.3.31 시흥/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유선우 신현동 주민자치회장은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 이웃들과 소통하는 것이 내 일”이라고 말했다. 2025.3.31 시흥/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이웃을 돕는 일이 내 일이라고 느껴집니다.”

시흥시 신현동주민자치회 유선우(52) 회장은 ‘유 회장’이라고 불리기 보다는 ‘유 반장’이라는 별명이 더 익숙하다. 지난해 11월 갑작스런 폭설로 마을 곳곳의 시설이 무너지는 등 큰 피해를 입자 자신의 일보다는 이웃의 안부를 확인하고 구조하는 데 앞장서기도 하고 평소에도 이웃뿐 아니라 마을 상가, 학교 등을 돌아보며 도움이 필요한 곳에 두 팔을 걷어붙이기 때문이다.

유 회장은 “공동체가 하나의 가족처럼 뭉쳐서 살아가는 동네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웃들을 자주 만난다”고 말했다.

시흥 토박이인 그가 공동체를 생각하게 된 것은 신현동이 시흥시에서도 넓은 행정구역 중 하나이면서 인구는 적은 곳에 속하는, 사람들이 떠나가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유 회장은 “세대간의 대화를 위해 ‘수다왕’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마을의 청소년과 어르신들이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하고, 역사유적을 지역의 어른들과 함께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청소년 기자단을 만들어 지역 소식을 전하기도 한다”며 가족 같은 공동체를 위한 노력을 소개했다.

또 주민들이 문화 공연을 즐기고 싶어도 딱히 갈 만한 곳이 없어 폐점한 아파트 지하상가인 ‘학미소풍’을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꾸미고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 시설과 청년문화체험 기회를 만들어가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가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청소년들의 교육문제다. 농사를 짓는 곳이 많은 데도 어떤 작물이 어떻게 재배되는지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농촌체험을 운영하는데, 초기에는 난관이 많았다고 한다.

유 회장은 “이웃들은 아이들이 직접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땅과 모종을 내어주어야 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시나 학교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손수 재배한 작물을 손에 든 아이들의 밝은 표정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광주의 남한산성초등학교처럼 유명한 혁신학교만큼은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즐거운 배움을 얻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유 회장은 “몇몇 사람의 의견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아닌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 이웃들과 소통하는 것이 내 일”이라고 말했다.

광명/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