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재활용 선별장 최근 잇단 불
작년 도내 59건… 인근 확산 우려
道소방 “특수가연물 안전 지도중”

8일 오후 찾은 부천시 오정구 대장동의 자원순환센터. 전날 재활용 선별장 1층에서 난 화재로 인해 2층에 위치한 재활용 분류 작업장까지 까맣게 그을린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60대 조모씨는 “불길이 선별장 천장까지 치솟았었다”며 “소각장 등 센터 내 다른 건물까지 불이 옮겨 붙을까 조마조마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불은 지난 7일 새벽 시간대 재활용 선별장 내 소형 가전제품을 분류해 놓은 공간에서 발생했다.
앞서 지난 3일 오전 4시40분께 한 차례 불이 난 이후, 같은 지점에서 나흘 만에 다시 발생한 화재였다. 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재활용 선별동을 비롯한 시설 일부가 타버려 작업자들은 이날까지도 컨베이어벨트조차 마련되지 않은 별도의 공간에 모여앉아 선별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자원순환시설 내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배터리 등 다양한 폐기물이 모여드는 장소의 특성상 예기치 못하게 불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인근으로 확산할 우려도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이하 경기소방)에 따르면 도내 자원순환시설 화재는 2020년 66건, 2021년 51건, 2022년 51건, 2023년 61건, 2024년 59건으로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관내에서 발생한 화재로 1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자원순환시설에서 시작된 불이 인근 야산으로 옮겨 붙을 위험성도 상존한다. 자원순환시설은 대부분 도심과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데다 건물 밖 야적장에서 불이 시작되는 경우도 많아 인근으로 옮겨 붙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일 용인시의 한 자원순환시설에서는 파지를 보관한 외부 공간에서 시작된 불이 산불로 번질 조짐이 보이자 소방당국은 방수포 등을 활용해 확산 경로를 차단하기도 했다.
경기소방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동안 자원순환 시설 화재 예방을 위해 특수가연물의 종류와 관리 기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안전지도 활동을 벌였다”며 “특수가연물은 작은 불씨에도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