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악산의 비경 속에 숨은 듯 자리한 연주암은 조선 세조와 명성황후 등이 국가 중대사안을 결정할때 기도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어 국가기도사찰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에 내린 잔설을 아직도 머리에 이고 있는 관악산 정상을 오르는 길은 험난했다. 마치 자신의 치부를 쉽게 드러내지않고 절개의 자존심을 지키는 조선시대 열녀같았다.
예부터 관악은 가평 화악, 파중 감악, 포천 운악등 경기오악중의 하나로 작은 금강으로도 불렸다. 그만큼 산세와 삼림이 빼어나다는 것을 의미하며 점잖은 등산객들이 선호하는 명산이다.
수많은 봉우리를 월장할 때마다 턱밑에 까지 숨가쁨이 조여 왔다. 봉우리주변에는 겨울나무들이 앙상한 자태를 보여 안쓰러웠으나 흰눈을 껴안고 있어 그마나 포근해 보였다.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꿩 등이 눈을 밟고 지나가는 뽀드득 소리에 놀라 맑고 고운 1월 막바지 하늘로 시원스레 날아갔다.
가파른 산길을 헤맨지 2시간여. 천신만고끝에 목적지인 관악산정상 연주봉에 올랐다.
시종 헉헉대고 올라온 정상에서 사방아래에 눈길을 주니 보기만해도 시원스레 과천 등 온동네가 부채처럼 펼쳐져 있다.
숨을 고르고 쳐다보니 관악산정 연주봉의 죽순처럼 솟아 있는 바위틈에 30m높이 축대를 쌓아올린 나한전이 있는 연주대(도기념물제20호)가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처럼 금방이라도 넘어질듯 위태로워 보인다.
16나한을 봉안한 나한전은 불자들사이에 16나한에게 기도하면 효험을 얻는다고 해 수험생을 둔 불자들이 입시철마다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자리싸움을 벌이곤한다.
연주대에서 동북쪽으로 500여m 떨어진 곳에는 창건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연주암이 있다.
연주암지에는 태종11년(1411) 효령대군이 건설하였다고 소개하고 있으나 성종9년(1477)에 작성된 동국여지승람에는 연주암기록이 없는등 창건연대가 불분명하다.
그러나 연주암은 태조, 세조와 더불어 명성황후 등이 중대사안을 결정할때 기도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국가기도사찰임은 분명해 보인다.
경내에는 태종의 2남으로 반야바라밀다심경 등을 훈민정음으로 번역했던 효령대군 영정도 있는데 조선전기 초상화의 전통을 엿볼 수 있는 수작으로 평가받아 미술학도에겐 그만이다. 3층석탑은 고려시대 석탑양식을 충실히 계승한 조선전기작품으로 당초 5층석탑이라는 기록이 있다.
연주대·연주암을 여기저기 관찰하면서 조선 태조, 세조, 명성황후 등이 이곳을 찾아 기도했다는 기록을 접하고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들을 수백년이 지난 지금 만난 것에 흥분을 억제할 길이 없었다. <과천>

◆ 과천의 명소
#라이브팝레스토랑 '미네르바'
시원하게 탁트인 관악산의 전경과 도심의 아름다운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라이브팝레스토랑 미네르바가 관악산 등산객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과천의 명소 서울호프호텔 13층에 자리잡고 있는 미네르바는 인기가수들의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며 험난한 관악산등정을 마친 등산객들에게 부담없이 즐기도록 여유와 문화의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의 특급호텔 요리사가 자신있게 내놓는 안심스테이크가 일품이며 갈증을 확 풀어줄 생맥주를 음식에 곁들이면 등산후 나른했던 피로감을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데는 그만이다.
라이브는 오전 10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2시까지 진행되는데 향수의 이동원씨와 이웃사촌의 옥희, 하사와병장, 해바라기등 낯익은 통기타스타들이 잊혀져가는 올드팝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