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취재반]'우승 뒤 돌아오는 건 냉담한 반응뿐'.

경기 육상이 제90회 전국체전에서 사상 첫 종목 18연패 금자탑을 세웠지만 육상 관계자들의 기분은 썩 좋지 않다.

육상은 이번 체전서 종합점수 7천444점(금17·은24·동18개)으로 종목 1위에 올랐지만 2위 경북의 점점 가파른 상승세가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해마다 지적된 장거리 선수 육성 및 여대부 육상부 창단의 필요성을 도에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도 육상은 이번 체전 트랙(4천54점·1위)과 필드(2천318점·1위)에서 좋은 성적으로 18연패를 견인했지만 도 마라톤은 1천72점으로 전체 16개 시·도 중 7위에 머무는 등 타 시·도에 비해 선수 육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도내 중장거리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경기역전마라톤대회는 도체육회 사무처장이 바뀔 때마다 지지부진하는 등 제자리걸음이며, 트랙과 필드에서도 성결대와 한체대 등 모두 5명(트랙 1명, 필드 4명)으로 선수를 꾸릴 정도로 열악한 선수 수급 문제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또 각 시·도에서 주어지는 성과급도 선수 및 지도자들의 사기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올해 도를 위협한 경북의 경우 금메달 1개당 1천만원의 당근책을 내놓는 등 선수들의 필승의지를 고취시키고 있다.

도 육상 관계자는 "도내 41개 정식 종목 중 유일하게 육상이 18연패를 달성하게 돼 기쁘다. 하지만 앞으로 연패를 이어가기 위해선 도체육 관계자들의 육상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