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경인일보=]일본의 유력지인 아사히 신문이 한국의 막걸리 붐을 소개했다. 신문은 "한국에서는 막걸리가 건강과 미용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젊은 층과 여성들의 소비가 늘고 있다"며 "누구보다 이런 붐을 반기는 측은 정부다. 머리 아픈 쌀 재고 해소에도 도움이 되고 한국 요리를 해외에 알리는 '한식 세계화' 정책에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막걸리 열풍이 외식업 전반에 화제가 되고 있어 이를 계기로 주점 창업의 성공 요건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술은 일반적인 소비재로 고객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에 많은 예비 창업자가 주점 창업을 선호한다.

또한 경기에 민감하지 않고 다른 외식업에 비해 조리기술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주점 창업으로 예비 창업자가 몰리는 이유다.

그러나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은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뜻한다. 주점 창업도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주류를 취급하는 많은 음식점을 경쟁 점포로 봤을 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때문에 주점이 열이라면 장사가 잘 되는 곳은 한, 두 군데에 불과하다.

주로 밤에 영업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문제. 초보 창업자나 다른 업종에 종사했던 업종 전환자라면 그 부분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마음은 그렇지 않더라도 체력이 달려 영업에 집중하지 못해 매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주점 창업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인테리어와 콘셉트로 차별화해야 하는 만큼 창업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 특히 한때 인기를 끌었던 세계맥주전문점, 스포츠바는 그 창업비용이 2억원 정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창업으로 창업비용을 나누기도 했다.

인테리어에 많은 비용이 드는 탓에 창업 후 쉽사리 그만두지 못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또한 주점은 트렌드에 민감한 편이므로 주기적으로 이미지를 쇄신해야 한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성공점포는 존재한다. 치열한 시장일수록 차별화가 성공의 열쇠. 최근에는 세분화된 고객의 취향에 부합해 다양한 주점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나타나고 있어 창업자들의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도수가 낮은 술을 선호하고 2차를 자제하는 경향에 힘입어 안주로 차별화를 시도한 주점도 많다. 해산물 전문 안주로 차별화한 주점은 번화가에 자리했던 기존과는 달리 주택가에 소형으로 출점, 창업 비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점포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막걸리전문점도 최근 가맹점 늘리기에 한창이다. 기존과는 발효기술을 달리해 숙취 증상을 줄인 막걸리가 생산되면서 복고풍으로 단장하고 김치 부침개 등 저렴한 안주로 무장한 막걸리전문점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층, 가볍게 한 잔 하고픈 중년층, 옛 향수에 젖어보고픈 장년층까지 골고루 인기를 끌고 있다.

이국적인 분위기로 색다른 느낌을 강조한 주점도 요즘 인기다. 인기를 끌었던 일본식 선술집 이자카야에 이어 일본식 주점이 늘어났고 중국식 주점이 그 인기를 이어받아 많은 중국식 주점이 생겼다. 중국식 주점은 중국요리전문점에서는 고가여서 부담스러웠던 메뉴들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

프랜차이즈시스템과 식재료 대량 구입으로 원가와 고정비용을 절감한 덕분이다. 강남에 위치한 한 중국식 주점은 의자, 탁자, 가구, 도자기 등을 모두 중국에서 공수해와 분위기를 한층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