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와같이 준주택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임대수익 목적도 있지만, 1~2인 소형 가구와 고령(高齡)의 나홀로 가구가 급증해서이다.
서울특별시의 통계에 의하면, 2009년의 경우, 1~2인 가구는 158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44.5%나 된다. 지금쯤 더 많은 가구가 준주택을 이용하고 있다. 가족 없이 혼자 살고 있는 1인 가구만 82만 가구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이 주로 거주하는 40㎡ 이하 소형 주택수는 60만호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부족분(不足分)을 주거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지만 저렴한 값에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준주택이 서민계층을 위해 메워주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와 소득 양극화 추세가 계속된다면, 이로 인해 저소득계층의 1~2인 가구는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외국의 경우, 1인 가구 비중이 미국 27.1%, 일본 28.3%, 영국 29.6%로 우리나라도 머잖아 맞먹는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다. 우선 화급한 과제로 준주택의 주거 환경 개선과 함께 저소득층이 입주할 수 있는 소형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고, 1~2인 가구의 연령과 소득, 주거 선호에 맞는 일정규모 이상의 다양한 주거유형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아무리 일부계층이 선호한다고 하더라도 일정규모 이상의 필수 공간의 확보가 중요하다. 경제적 여건 등에 의하여 쾌적한 공간을 소유·점유하지 못하고 과밀화에 의하여 거주할 때 여러 가지 인간에게 미치는 사회·심리적 영향이 크다. 즉 주거공간이 적으면 인간에게 신경과 정신을 피로하게 하고 특히 거주인에게 강박관념을 주게 된다. 주거공간이 좁은 방에서 정신적·경제적 여유가 없는 생활은 이와 같은 비참한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직장에서의 과혹한 노동, 물가고, 소음, 교통사고의 위험, 혼탁한 공기, 교통의 혼잡, 여기에 추가해서 거주공간의 협소·열악한 주생활이 나쁜 변형을 생기게 한다. 주거공간이 좁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초조해지고 결핵과 정신분열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며 주거공간을 협소하게 강제하는 핵가족화, 부모의 이혼, 질병 등으로 가정의 곤궁, 파탄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이 있다.
국토해양부는 최저주거면적을 제도도입 11년만에 1인 가구는 현행 12㎡에서 14㎡로, 4인 가구는 37㎡에서 43㎡로 확대한다고 한다. 세계가족단체협의회(UIOF)는 전용주거면적의 주택규모 기준을 1인당 약 16㎡의 주거면적(net)을 제시하고 있는 바, 그 내용은 가족수 3인은 61.4㎡, 4인은 68㎡, 5인은 82㎡, 6인은 90㎡, 7인은 103㎡, 8인은 125㎡의 최소주거전용면적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민주택규모 85㎡ 이하는 오랫동안 국민들의 주택면적에 대한 소형의식을 심어주게 되었고 중산층에게는 오히려 국민주택규모 85㎡가 최저 수준의 주택규모로 인식되는 면도 적지 않아 국민주택규모 이상 주택에 거주하여야 사회·경제적 지위를 과시할 수 있다는 경향도 국민들 사이에 다소 인식되어 있다. 아무리 일부 계층이 거주하는 준주택이라 하더라도 인간답게 문화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일정규모 이상의 주거기준이 필요하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한때 준주택에 대한 수요가 많았지만 지금은 인기가 떨어지고, 반면에 문화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일정규모 이상의 콤팩트 맨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왜냐하면 넓은 공간에 복층구조로 설계돼 업무와 주거생활을 한 공간에서 분리해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준주택은 일정규모 이상의 문화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아울러 주거건축유형도 획일적인 형태가 아니라 보다 다양화하고 작품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준주택공급은 너나 할것 없이 임기응변식 주택공급이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과 지혜가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