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사태 이후 재개된 삼화고속 노사 교섭이 첫날부터 파행을 빚었다. 복수노조 설립이 전면 허용된 뒤 새로 노조를 설립한 일부 조합원들이 '교섭 창구 단일화'를 요구하며, 사측 대표들의 회의장 진입을 막아 선 것이다.

결국 사측 대표들이 자리를 뜨면서, 관심을 모았던 삼화고속 노사간 첫 교섭은 시작도 못한채 무산되고 말았다.

민주노총 산하인 삼화고속 노조는 14일 오후 2시 인천터미널 2층 회의실에서 사측과 1차 교섭을 벌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최근 새 노조를 만든 조합원 20여명이 건물 입구를 틀어 막고, 교섭 장소로 향하는 사측 대표들을 제지한 것이다. 삼화고속 전 노조 집행부와 당시 함께 활동했던 조합원들로 알려진 이들은 "교섭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며 현 노사간 교섭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사측 대표들은 교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오후 2시20분께 자리를 떴다.

노조 대표들은 교섭이 무산되자 "사측이 이들을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노조 집행부는 물론 교섭을 참관하러 온 중부고용노동청 직원들도 얼떨떨해 하는 반응을 보였다.

중부고용노동청 한 관계자는 "현 교섭은 노사간 합의한 대로 절차에 따라 진행하되, 창구 단일화 논의는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다"며 "제2 노조가 어떤 이유에서든 물리력을 행사해 교섭을 막는 행위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