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선수들 타지역으로
일본 실리주의 방식 도입
40년간 공동 사용한곳도

경기도내 야구장 중 천연잔디와 디지털 전광판, 2만석 규모의 관중석, 라커룸과 선수들의 샤워시설 등이 설치된 유일한 야구장인 수원야구장이 프로야구 전용경기장으로 사용될 경우 각종 아마추어 대회를 개최할 야구장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마추어 야구를 위해 신축구장을 건립하는 문제도 쉽지 않다. 이에 아마추어와 프로가 상생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일본야구를 통해 대안을 찾아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수원야구장은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되면 관중석 2만5천석 규모의 프로와 아마, 국제대회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최신식 야구장이 된다.
하지만 경기도와 수원시가 프로야구 10구단을 유치하며 신생팀의 홈구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약속했기 때문에 수원야구장은 리모델링이 끝난 후 프로야구 경기만 열리는 경기장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수원지역의 아마야구계는 주말리그를 비롯한 정식 경기를 하기 위해 다른 지역 야구장을 이용해야 한다.
더 나아가 수원야구장이 프로야구단의 전용 경기장으로 사용됨으로써 경기도내에서 정식규격의 야구장에서 아마추어 야구대회가 열리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로 인해 지역 야구계에선 아마추어 야구팀이 이용할 새로운 야구장 건설문제가 거론되고 있지만 국내 여건상 결실을 보기는 어렵다.
야구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일본도 국내외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정식규격의 야구장이 충분치 않아 프로 야구와 아마추어 야구가 함께 사용하는 실리주의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그 예로 일본 아마추어 야구의 성지인 고시엔구장(阪神甲子園球場)과 메이지 진구야구장(明治神宮野球場)을 들 수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요미우리와 함께 최고 인기 야구단으로 평가받는 한신은 8월이 되면 장기 원정을 떠난다.
한신이 홈경기장으로 사용하는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에 위치한 고시엔구장에서 일본 최대 고교야구대회인 '전국 고등학교 야구 선수권 대회'(全國高等學校野球選手權大會)가 열리기 때문이다.
1924년 8월 1일 완공된 고시엔구장을 한신이 사용한 것은 1936년부터다. 한신은 모기업인 한신철도에서 고시엔구장을 소유하고 있지만 고시엔 대회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대회 기간에 원정경기를 집중시켜 시즌을 운영하고 있다.

메이지 진구야구장은 대학야구리그와 야쿠르트의 경기가 없는 날에는 사회인야구와 아마추어팀에도 개방해 야구장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일본 야구장의 소유권은 크게 지방자치단체, 기업, 독립법인으로 나뉜다. 고시엔구장의 경우 한신철도에서 소유권을 갖고 있지만 메이지 진구야구장은 메이지 진구라는 독자법인에서 소유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야구장이 아니지만 두 프로야구단 모두 아마추어와 함께 오랜 시간 같은 야구장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일본 야구장인 도쿄돔은 시설 운영비를 자체적으로 충당하기 위해 상업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야구장이다.
도쿄돔을 홈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프로야구단은 요미우리지만 홈팀의 경기가 없는 날에는 다른 프로야구단이 빌려서 경기를 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도쿄돔을 소유하고 있는 도쿄돔주식회사는 시설 운영비를 자체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야구장 사용을 요미우리에 국한하지 않고 일본 프로야구단을 비롯해 국내외 모든 프로스포츠단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