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대학리그 공동사용
한달이상 걸친 '타향살이'
'팬 결집' 마케팅 수단 활용
고시엔야구장(阪神甲子園球場)과 메이지 진구야구장(明治神宮野球場)은 일본 야구의 성지라고 불린다.
수원야구장의 활용 문제를 논의하며 두 야구장에 대해 살펴보려 하는 것은 프로야구와 아마추어 야구가 상생하는 모습을 배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에 위치한 고시엔구장은 한국 야구팬들에게 일본 프로야구 한신타이거즈의 홈경기장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고시엔구장은 '전국고등학교 야구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곳이다.
고시엔구장에서의 프로야구와 아마야구의 공동 이용은 야구장이 건립된지 12년 뒤인 1936년부터 시작됐다.
2011년에는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쓰나미로 인해 홈경기장인 크리넥스 미야기현 스타디움이 파손되자 한시적으로 고시엔구장을 사용하기도 했다. 프로야구단이 홈경기장으로 사용하지만 아마추어 야구에서의 이용도 중요시되고 있다.
'전국고등학교 야구선수권대회'(하계 고시엔대회)가 열리는 8월에는 홈구장으로 이용하는 한신 타이거즈가 1달여간 장기 원정을 떠나 아마추어 야구에서 이용하는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 기간을 프로야구팬들은 '죽음의 원정길'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한신 타이거즈는 이 기간을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인기 구단으로서 지역 팬들을 결집시키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다.
진구야구장은 한국인에게 야쿠르트 스왈로스가 홈구장으로 이용하는 야구장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본인에게 진구야구장은 대학야구의 성지로 불린다. 진구야구장에선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경기 외에도 일본 대학야구의 상징이라고 말하는 '도쿄 6대학 야구 연맹' 리그전이 열린다.
도쿄 6대학 야구연맹은 1903년에 시작된 와세다 대학과 게이오기주쿠 대학의 대항전을 시작으로 현재 메이지대학·호세이대학·릿쿄대학·도쿄제국대학 등도 함께 참가해 리그전을 가지고 있다.
대학야구는 1926년 야구장이 완공됐을 때에는 연맹 전용야구장으로 사용됐지만 1964년부터는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시엔야구장과 진구야구장은 프로야구와 아마추어야구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 외에도 일본 야구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고 있어 십여년에 한번씩 리모델링을 진행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진구야구장을 관리하고 있는 '메이지 진구' 주식회사 마츠이 차장은 "일본도 한국처럼 야구장 시설이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진구야구장은 아마추어와 프로야구, 사회인야구가 함께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고시엔야구장과 진구야구장은 허물고 새로 짓기보다는 리모델링을 통해 90여년 가까이 이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