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농경지에 매립 논란 속
통상 21가지 항목 검사 불구
市, 1개만 의뢰 '봐주기' 의혹
전문가 '추가오염·피해' 우려
SK건설이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오염된 흙을 대량으로 시흥지역 농경지에 매립(경인일보 10월 31일자 23면 보도)한 가운데 토양오염도 검사 결과 해당 흙에 상당 부분의 기름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시흥시는 토양 검사에 필요한 21개 항목 중 단 1개 항목만 측정을 의뢰한 것으로 드러나 오히려 '면죄부'를 주기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5일 시흥시와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시는 지난 10월 31일 문제가 된 시흥시 포동 일대 흙 일부를 채취해 도보건환경연구원에 오염도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해당 토양의 석유계총탄화수소(TPH) 함량 비율은 232PPM(㎎/㎏)으로 기름(휘발유)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시는 그러나 토양오염 기준치가 500PPM으로 검사결과 큰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토양의 오염을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시는 토양오염도 검사 자체를 형식적으로 진행한 정황이 드러나 의혹을 낳고 있다.
통상적으로 토양오염의 측정은 카드뮴·수은·납·페놀·유기인화합물 등 유해성분 21가지 항목의 검사를 해야 하지만 시는 TPH 한 항목에 한해서만 검사를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TPH외에 톨루엔·에틸벤젠·크실렌 등 유류 성분과 직접 관련된 최소한의 항목들도 검사에서 제외시켰다.
시 관계자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예산상의 이유로 검사 항목을 줄이도록 권유했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돌리고 있다.
배재흠 수원대 화학과 교수는 "현재는 기준치 이하의 측정치가 나왔지만 유류 유해성분이 검출된 만큼 추가 오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립식량과학원 오세관 박사도 "일반 농경지에 기름 성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정상적으로 농사를 짓기엔 부적합하다"며 "해당 농경지에 농사를 지을 경우 작물의 생육에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수치가 기준치 이하라고 해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문제가 된 토양 오염 부분은 현장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김영래·황성규기자
기름성분 섞인 검은 흙, 기준치(토양오염 기준치) 이하라 괜찮다?
입력 2013-12-06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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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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