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만리장성이 ‘장성(長城 : 창청)’, 양자강이 ‘창장(長江)’이다. 그만큼 길다는 거다. 정말이지 유럽의 센 강이나 템스 강, 다뉴브 강은 한강에 비하면 청계천 같고 한강 대동강도 양쯔(揚子)강이나 황허(黃河)엔 비교도 안 된다. 저장(浙江)성 쳰탕(錢塘)강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양쯔강은 ‘大江(따장)’으로도 불린다. 긴 강, 큰 강의 대명사다. 또 하나 특징은 인도의 갠지스나 미국의 ‘붉은 강’ 콜로라도처럼 흙탕물이라는 거다. ‘백년하청(百年河淸)’이라는 말이 증명하듯 백년 천년 맑을 줄 모르는 황허처럼 양쯔강도 다를 바 없다.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젓는…’의 두만강이나 한강처럼 맑고 푸른 강이 흔하랴! 그래선지 지난주 후베이(湖北)성 지엔리(監利)현의 長江에서 침몰한 대형 여객선 둥팡쯔싱(東方之星), 중국판 세월호 구조작업은 어려웠다.

침몰 닷새 만에 배는 인양됐지만 한사코 인양을 말리는 여성이 있었다. 푸졘(福建)성에 산다는 여성은 자신의 손가락에 낀 반지를 가리키며 “그이가 같은 반지를 끼고 있어 금방 알 수 있을 텐데 시신이 훼손되면 알아볼 수 없잖아요” 하고 외쳤다. 선체는 인양됐고 CNN의 데이비드 매켄지(Mckenzie) 기자는 ‘생존자를 수색하지만 배 안에선 아무런 인기척도 없다’며 ‘절망’을 보도했다. 승객 458명 중 생환자는 14명뿐, 어제 낮까지 431구의 시신이 수습됐다. 그 배는 선체의 잦은 개조와 무리한 운항, 먼저 탈출한 선장과 더딘 구조 등 세월호를 닮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세월호는 ‘세상을 넘는다(世越)→죽는다’는 뜻이지만 ‘동방의 별’이야 이름만은 얼마나 멋진가! 또 하나 세월호 상장(喪章)은 노란 리본인데 중국에선 자동차 아웃사이드미러(옆 거울)마다 노란 머플러를 길게 매달고 다닌다는 거다. 그런데 세월호와 ‘동방의 별’을 약이라도 올리자는 건가. ‘허드슨강의 기적’을 영화로 만든다. 2009년 1월 미국 여객기의 엔진에 새가 충돌, 뉴욕 허드슨 강에 불시착했지만 기장 체슬린 셀렌버거(Sullenberger)의 침착한 판단으로 155명 승객 전원이 무사했던 그 사건을 워너 브러더스 사가 영화화한다고 2일 발표했다. 세월호, 동방의 별에게 보라는 듯이….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