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몰 닷새 만에 배는 인양됐지만 한사코 인양을 말리는 여성이 있었다. 푸졘(福建)성에 산다는 여성은 자신의 손가락에 낀 반지를 가리키며 “그이가 같은 반지를 끼고 있어 금방 알 수 있을 텐데 시신이 훼손되면 알아볼 수 없잖아요” 하고 외쳤다. 선체는 인양됐고 CNN의 데이비드 매켄지(Mckenzie) 기자는 ‘생존자를 수색하지만 배 안에선 아무런 인기척도 없다’며 ‘절망’을 보도했다. 승객 458명 중 생환자는 14명뿐, 어제 낮까지 431구의 시신이 수습됐다. 그 배는 선체의 잦은 개조와 무리한 운항, 먼저 탈출한 선장과 더딘 구조 등 세월호를 닮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세월호는 ‘세상을 넘는다(世越)→죽는다’는 뜻이지만 ‘동방의 별’이야 이름만은 얼마나 멋진가! 또 하나 세월호 상장(喪章)은 노란 리본인데 중국에선 자동차 아웃사이드미러(옆 거울)마다 노란 머플러를 길게 매달고 다닌다는 거다. 그런데 세월호와 ‘동방의 별’을 약이라도 올리자는 건가. ‘허드슨강의 기적’을 영화로 만든다. 2009년 1월 미국 여객기의 엔진에 새가 충돌, 뉴욕 허드슨 강에 불시착했지만 기장 체슬린 셀렌버거(Sullenberger)의 침착한 판단으로 155명 승객 전원이 무사했던 그 사건을 워너 브러더스 사가 영화화한다고 2일 발표했다. 세월호, 동방의 별에게 보라는 듯이….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