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 2’ 실사판, 캄보디아 ‘웬치(园区·범죄단지)’. 2010년대 중국자본이 캄보디아 카지노·리조트 사업에 대거 진출했다. 이후 중국계 범죄조직은 이권을 노리고 캄보디아에 줄지어 둥지를 틀었다. 2020년대부터 ‘동남아의 파리’로 불렸던 수도 프놈펜과 항구도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쪼암, 포이펫, 코콩, 바벳 등 국경지대에 범죄도시 벨트를 형성했다. 국제엠네스티가 확인한 웬치만 16개 도시 53개 단지에 달하고, 400개 가까운 웬치가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웬치가 활개 치는 배경에는 부패한 고위 관료와 범죄조직의 결탁
노벨상 시즌이다. 1901년 제정된 노벨상은 인류 공동체를 위한 헌신을 헌정한다. 지난 6일(현지시간)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등 6개 부문을 릴레이 발표 중이다. 지난해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품었다는 자부심으로 온 국민의 가슴이 부풀었다. 하지만 한국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까지 총 2회 수상에 머문다. 올해 일본은 노벨상 2년 연속 배출로 떠들썩하다. 지난해 생리의학상에 이어 이번엔 생리의학상과 화학상까지 2관왕 겹경사다. 지난 6일 사카구치 시
인천대교는 송도와 인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를 잇는다. 총연장 21.38㎞, 교량 구간 길이 18.38㎞, 사장교 높이는 138.5m에 달한다. 국내 최장 사장교로 ‘바다 위의 하이웨이’라는 별칭이 붙었고, 바다와 어우러진 경관은 장관이다. 대교의 매력이 지나친 탓인지 그림자도 짙다. 2009년 10월 개통 이후 투신사고가 89건에 이른다. 난간 높이가 1.5m에 불과해 사고 방지가 힘들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인천대교 운영사는 2022년 11월 투신 빈도가 높은 갓길을 플라스틱 드럼통 1천500개로 막았다. 4천만원을 들였지만
거미줄처럼 연결된 IT 세상엔 비밀이란 게 없다. 인터넷 검색 몇 번에 특정인의 직장, 거주지, 학력, 나이 등 개인 신상을 쉽게 획득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들여다보면, 관심사와 취향은 물론 동선과 인간관계까지 속속들이 알게 된다. 누군가 악의를 품는다면,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 연예인들의 공개된 신상 정보는 스토킹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트와이스 나연의 독일인 스토커는 같은 비행기에 탑승해 난동을 벌였다. 가수 김재중은 ‘사생택시’를 피하려다 전복사고까지 당했다. BT
고속도로 통행료 ‘먹튀’가 누적 380억원에 달한다. 23일 도로공사 자료를 보면, 미수납 금액은 2020년 37억원, 2021년 38억원, 2022년 43억원, 2023년 56억원, 2024년 80억원이다. 올들어서는 7월까지 벌써 126억원이다. 미납 건수는 2020년 1천994만4천건에서 2024년 3천407만1천건으로 급증했다. 도로공사는 1차 고지에 꿈쩍하지 않으면, 2·3차 고지에서 통행료 10배를 청구한다. 폭탄 부과도 소용없다. 올 7월 기준 징수율은 25.2%, 4명 중 1명꼴로 버티기 작전이다. 독촉 외에는 뾰족한
불면(不眠)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시계 초침은 귀를 때리고, 연상(聯想)의 톱니바퀴는 도통 멈추질 않는다.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세고 또 세도 정신은 말똥하다. 몸은 피곤한데 다가오는 새벽이 야속하고 두렵다. 밤은 충전이 아닌 방전의 시간이 되고 만다. 자다 깨다 쪽잠만 반복하니 아침부터 다크서클이 내려온다. 대한수면연구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수면시간은 하루 6시간58분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8시간27분보다 89분 18%나 짧았다. 평균 취침시간은 오후 11시3분, 평균 기상시간은 오전 6시 6분
1950년 9월 15일 새벽, 작전명 ‘크로마이트’. “만조 2시간 안에 인천 월미도 북쪽 해안에 상륙하라.” 성공 확률 5천분의 1 무모한 도전이었다. 당시 북한군이 낙동강 전선까지 밀고 내려온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전세를 뒤흔들 반전이 필요했다. 유엔군 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는 후방에 방심했던 북한의 빈틈을 공략했다. 조수간만의 차 10m, 좁은 수로, 가을 태풍 등 극악한 조건 속에 뱃머리를 인천으로 돌렸다. 켈로부대(KLO·대북첩보부대)의 희생이 없었다면 작전은 불가능했다. 최규봉 부대장을 포함한 특공대 6명은 하루 전인 9
최근 전국 곳곳에서 미성년자 약취·유인 시도가 잇따르자, 학부모들은 ‘유괴 공포’에 떨고 있다. 위치 추적 앱은 이제 등교 필수품이 됐다.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면 ‘안돼요’, ‘싫어요’라고 거절해야 돼” “강제로 끌고 가려고 하면 ‘도와주세요’라고 큰소리로 외쳐” “낯선 차는 절대 타면 안 돼” 불안한 학부모들은 등굣길에 나서는 자녀에게 신신당부한다. 도움요청 수신호까지 가르치다 보면, 아침 인사는 점점 길어진다. 서울 홍은동 한 초등학교 인근, 책가방을 메고 걷고 있는 초등생 둘 옆으로 SUV 차량이 따라붙었다. 차창이 열리고
잠든 사이 누군가 내 스마트폰으로 도둑 쇼핑을 한다면 악몽일 텐데, 현실이 됐다. KT 가입자들이 새벽시간대 유령 결제 피해를 입었다. 문화상품권이나 교통카드 등 1인당 수십만원 어치 구매 내역이 발견됐다. 본인 인증 앱 ‘패스’와 카카오톡 계정까지 조작당한 흔적이 있다. 지난달 27일 첫 피해 신고 이후 지난 5일까지 74건 총 4천580만원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광명시 소하동과 하안동, 서울 금천구 거주자다. 특정 아파트 단지 주민들에 피해가 집중된 점은 석연찮다. 범행 수법은 수일째 미스터리인데, 의심사례는 점점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