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11회 서해수호의 날이다.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전에서 희생된 55인의 장병을 기리기 위해 2016년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바다는 여전히 평안해 보이지만, 결코 저절로 주어진 평안이 아니다. 누군가의 희생 위에 놓인 일상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고 산다. 매년 돌아오는 3월 넷째 주 금요일은 묵직한 울림으로 망각을 일깨운다. “선배님, 우리 바다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날의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수원 삼일공업고등학교는 올해도 어김없이 추모를 이어갔다. 55인의 영웅 가운데 고 박경수 상사는 삼
대전 안전공업의 녹아내린 외벽 샌드위치 패널이 화재 당시의 아비규환을 짐작케 한다. 철판 사이의 스티로폼은 화마의 통로가 된다. 철판에 가려 불길이 눈에 보이지 않아 손쓸 틈도 없이 건물 전체를 삼킨다. 연기와 폭발음 속에 작업장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했다. 샌드위치 패널은 시공이 빠르고 비용이 절감된다는 장점 대신 상시적인 불안과 공포를 떠안아야 한다. 그 대가는 참혹했다. 점심시간 직후 불시의 화재로 직원 14명은 주검으로, 60명은 부상을 입은 대형 참사로 번졌다. 샌드위치 패널 건물 외부에는 위험물 금속 나트륨 약 101kg
재판소원이 12일부터 시행됐다. 이제 법원의 판결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될 경우 헌법재판소에 심판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기본권 보호를 한층 두텁게 하겠다는 재판소원의 취지 자체는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패소 당사자가 반사적으로 헌법소원을 남용한다면, 사실상 상급심이 하나 더 생기는 것과 다름없다. 법조계에서 헌법소원을 빙자한 ‘재심형 분쟁’이 속출할 가능성을 우려했던 이유다. 천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은 지난 2024년 7월 라이브방송을 켰다. 전 남자친구이자 소속사 대표였던 A씨가 4년 넘게 폭행과 협
“어둠을 밝히려 우리 노래 부르리라. 굳건한 이 소리로 이 세상을 고치리라.” K팝에 오스카가 들썩였다. ‘헌터스 만트라’의 판소리로 시작한 공연은 사자보이즈의 갓을 쓴 무용수와 사물놀이 악사 등 24명이 황홀한 장관을 연출했다. 황금빛 깃발이 휘날리는 무대에서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는 극 중 걸그룹 ‘헌트릭스’로 분해 ‘골든’을 열창했다. 객석에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티모시 샬라메, 기네스 팰트로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노란빛 응원봉을 흔들며 환호했다. 아이돌 콘서트장 소품이 K민주주의의 서사를 거쳐, 이제 세계 무대
배우 이재룡이 음주운전에 또 적발됐다. 이번이 세 번째다. 대중의 시선이 차가운 건 당연하다. 음주운전 논란은 이재룡이 최근 출연한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으로 번졌다. 진행자 신동엽이 초대 손님과 실제로 술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콘텐츠다. 구독자 208만명을 보유하고 조회수도 100만을 거뜬히 넘기는 인기 채널이다. ‘공평하게 원샷→만취’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이재룡은 배우 안재욱, 윤다훈, 성지루와 함께 술잔을 기울였다. 자타공인 애주가 이재룡은 손수 테킬라까지 들고 나왔다. 안재욱이 “이제는 술에서 좀 빠져나와야 될 때
‘노란봉투법’의 유래는 2009년 쌍용자동차 사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체 인력의 36%인 2천636명 정리해고에 맞선 총파업은 78일 만에 극적 타결됐다. 하지만 싸움의 대가는 혹독했다. 5년 후 법원은 파업 참가자들에게 손해배상 47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청구서를 내밀었다. 판결이 알려지자 셋째 아이를 임신 중이던 배춘환씨가 학원비 4만7천원을 노란 월급봉투에 담아 한 언론사로 보냈고, 이 소박한 행동은 시민 연대의 깃발이자 입법의 마중물이 됐다. 노란봉투법은 2015년 처음 발의됐지만 자동 폐기와 대통령 거부권 등 여러 곡절
지난 1일 배우 이상아가 운영하는 경기 광주의 애견카페에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안 시행 첫날, 고객은 달라진 규정을 모른 채 방문했고 반려견의 이동이 제한되자 설명하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시행규칙 개정으로 업주는 반려동물의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반려동물 유모차나 전용 의자, 음식물 덮개 등을 갖춰야 한다. CCTV 영상을 공개한 이상아는 “충분히 예감했던 일”이라며 SNS를 통해 착잡한 심정을 전했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의 취지는 분명하다. 그동안 원칙적으로 금지됐던 음식점 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미군은 이란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지휘·통제 시설과 방공 체계, 미사일·드론 발사기지 등을 집중 타격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메네이의 주거지를 파괴하고 이란 고위 관리들을 표적으로 삼은 ‘참수 작전’을 펼쳤다. 이번 공습은 핵 협상이 이어지던 국면에서 토요일 오전 기습적으로 감행된 것이다. 하메네이를 잃은 이란은 피의 보복을 선언했다. 중동 내 미군기지를 겨냥한 동시다발적 공습에 나섰다. 이스라엘 군사령부와 바레인의 미 해군본부에 미사일
외바퀴에 몸을 실은 곡예사가 아슬아슬 공중 줄타기를 한다. 발끝으로 항아리를 돌리고, 머리로 물구나무선 채 손발로 원반을 감아챈다. 시뻘건 불꽃 링을 통과하는 고난도 묘기부터 코끼리와 원숭이 쇼까지 눈을 뗄 수가 없다. 하이라이트는 공중그네쇼다. 천장 아래 매달린 그네가 흔들리고, 허공을 가르며 날아오른다. 그네에서 손을 놓는 순간 객석은 숨을 죽이고, 곡예사끼리 손을 맞잡으니 안도의 박수가 터져 나온다. TV도 귀하던 1960~1970년대 동춘서커스는 인기 절정이었다. 공터에 천막이 세워지면 온 동네가 잔치 분위기였다. 천막 안은
2026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차가운 설원과 빙판 위에서 펼쳐졌지만, 스포츠 정신은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웠다. 17일 대장정은 ‘아르모니아(harmonia)’, 이음과 조화의 드라마였다. 국적과 인종을 초월해 다양성의 조화를 이루어낸 93개국 3천500명의 선수들 전체가 주인공이었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 최가온과 ‘종목 최강자’ 클로이 김의 우정이 눈처럼 빛났다.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은 2018 평창, 2022 베이징에서 정상을 밟았다. 이번에는 최가온에게 역전당해 은메달에 그쳤다. 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