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리어우먼 환상과 현실 사이
사회초년생 고달픈 일상 공감
박보영-정재영 ‘환상케미’도
감독 : 정기훈
출연 : 정재영(하재관), 박보영(도라희)
개봉일 : 11월 25일
코미디 / 15세 관람가 / 106분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이맘때쯤 대한민국은 ‘미생’ 열풍이었다. 당시 비정규직의 애환을 그린 드라마를 보며 이 땅의 청년들은 아픔을 공감했다.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역시 사회초년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회생활’이라 대변되는 험난한 회사의 모습을 통해 새내기 직장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겠다는 각오다.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취업만 하면 인생을 제대로 즐기리라 생각했던 햇병아리 연예부 수습기자 도라희(박보영)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사 하재관(정재영)을 만나 겪게 되는 고군분투기를 담은 작품이다.

연예부 수습기자 라희는 평소 꿈꿨던 직장의 모습을 상상하며 몸에 딱 맞는 정장과 하이힐을 신고 첫 출근에 임한다. 완벽한 커리어우먼이 되겠다는 환상과 달리 현실은 냉혹했다.
출근 3분 만에 라희의 환상이 깨진 것은, 활화산처럼 언제든 폭발할 준비를 갖춘 진격의 부장 재관이 버티고 있기 때문.
재관은 “지금은 니 생각, 니 주장, 니 느낌 다 필요 없어!”라며 압박하는 것도 모자라, 사고뭉치 라희에게 찰진 욕까지 서슴없이 선사한다. 출근과 동시에 탈탈 털리고 마는 라희의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이 영화 전반에 걸쳐 펼쳐진다.

이번 영화는 사회초년생의 고달픈 일상을 보여주며, 점차 현실에 순응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열정이 사라진 사회 현상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이나 무거운 주제의식을 던지지 않는다.
다만 현실적인 통찰과 유쾌한 웃음을 통해 부담 없이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에 나선다. 그러면서 어두운 현실 문제를 재치 있게 풀어내고, 이 시대의 햇병아리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다.
어느덧 10년 차에 접어든 배우 박보영의 캐릭터 소화력은 이번 영화에서도 빛을 발한다. 정재영과의 조합 역시 환상의 케미를 이뤄내고 있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 사진/네이버영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