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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년팀 선수 B군 사망 소식을 전하는 김포FC 구단의 추모글. /김포FC 페이스북
선수 가족, 청와대 국민청원에 억울함 호소
"모욕과 수치심 4개월 지속, 간접살인한 것"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한 프로축구 K리그2 김포FC 유소년팀(U-18) 소속 선수가 평소 동료 선수 등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내 아들 좀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 A씨는 자신의 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오랜 기간 코치와 동료 선수들의 폭언과 괴롭힘이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앞서 김포FC 유소년팀 선수 B군은 지난달 27일 오전 2시께 팀 숙소 건물에서 숨졌다.

A씨는 "(아들이 숨지고)며칠 만에 아들의 온라인메신저 계정을 열어보고 밤새 너무 무섭고 화가 나고 미안해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손이 떨리고 맨정신으로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팀은 정말 분위기 좋고 착하신 감독님, 형 같은 트레이너 선생님(이 있었다). 하지만 코치들의 폭언과 편애와 협박성 말들, 몇몇 친구의 모욕과 수치심·괴롭힘은 4개월간 계속된 것 같다"고 온라인메신저와 유서 속 내용을 암시했다.

A씨는 "그들은 오랜 기간 간접살인을 한 것"이라며 "유서에는 단 한 번도 웃는 게 진심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아들이)1시간 동안 써내려간 글을 보고 한없이 울었다"고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끝으로 그는 "아들이 죽어서도 저주한다고 했다. 우리 아들이 이 사람들에게 뭘 잘못했느냐"면서 "운동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꼭 많은 이야기를 나눠서 아이들을 지켜내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3일 오전 8시 현재 청원 글에는 1만5천명 이상이 동의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CCTV 등을 토대로 B군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곧 관련자들을 조사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