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거센 재개발·재건축 움직임이 공사비 문제로 삐걱대고 있다. 건설 자잿값과 인건비가 치솟으면서, 공사비 조정 문제를 두고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과 시공사간 줄다리기가 곳곳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공사비 상향 문제로 재개발정비조합-시공사 줄다리기
산성구역재개발조합, 시공사 교체 초강수뒀지만 불발
권선6구역·팔달3구역 각각 18.7%, 55% 올려
DL이앤씨, 과천주공10단지 포기 등 건설사도 시름
성남시 수정구 산성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이 공사비 문제로 시름이 깊은 조합 중 한 곳이다. 조합원 이주와 철거까지 마쳤지만, 시공사가 공사비를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 착공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조합에 따르면 지난 4월 시공사인 대우·GS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3.3㎡당 시공단가를 629만원으로 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2020년 최종 본계약 당시 시공단가가 3.3㎡당 445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41.3% 상향을 요구한 셈이다.
시공사 요구가 과도하다고 판단한 조합은 같은 달 이사회를 열고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이후 지난달 26일 새로운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엔 건설사 8곳이 참석해 금세 새 시공사를 구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정작 입찰에 나선 건설사는 없었다. 치솟은 공사비에 시공사 해지라는 초강수를 뒀으나 재선정이 불발된 것이다. 결국 조합은 기존 시공사와 재협상에 나서게 됐다. 정비사업은 시간이 곧 돈이라, 빠른 착공을 위해 기존 시공사와 다시 공사비 협상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조합 관계자는 "기존 시공사와 재협상 중에 있다"고 했다.
산성구역재개발조합, 시공사 교체 초강수뒀지만 불발
권선6구역·팔달3구역 각각 18.7%, 55% 올려
DL이앤씨, 과천주공10단지 포기 등 건설사도 시름
성남시 수정구 산성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이 공사비 문제로 시름이 깊은 조합 중 한 곳이다. 조합원 이주와 철거까지 마쳤지만, 시공사가 공사비를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 착공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조합에 따르면 지난 4월 시공사인 대우·GS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3.3㎡당 시공단가를 629만원으로 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2020년 최종 본계약 당시 시공단가가 3.3㎡당 445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41.3% 상향을 요구한 셈이다.
시공사 요구가 과도하다고 판단한 조합은 같은 달 이사회를 열고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이후 지난달 26일 새로운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엔 건설사 8곳이 참석해 금세 새 시공사를 구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정작 입찰에 나선 건설사는 없었다. 치솟은 공사비에 시공사 해지라는 초강수를 뒀으나 재선정이 불발된 것이다. 결국 조합은 기존 시공사와 재협상에 나서게 됐다. 정비사업은 시간이 곧 돈이라, 빠른 착공을 위해 기존 시공사와 다시 공사비 협상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조합 관계자는 "기존 시공사와 재협상 중에 있다"고 했다.

수원 권선6구역 재개발 현장도 시공사(삼성물산·SK에코플랜트·코오롱글로벌)와의 공사비 협상 문제(5월4일자 12면 보도=자잿값 상승에 공사비 입장차… 난항 겪는 '수원 권선6구역 재개발')로 골머리를 앓았던 곳 중 한 곳이다. 시공사와의 의견 차가 쉽사리 좁혀지지 않아서였다. 시공사는 노임비, 건설자재 인상에 따라 3.3㎡당 공사단가를 668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는데, 조합은 3.3㎡당 600만원이 적당하다고 봤다. 3개월간 16차례의 협상을 진행한 끝에 지난 8일 3.3㎡당 638만5천원으로 공사단가를 협의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대비 18.7% 오른 금액이다. 최성길 권선6구역 조합장은 "공사비를 더 낮췄으면 좋겠다는 일부 조합원 의견이 있었지만, 정비사업은 속도가 생명이다. 한달 금융이자만 15억원에 달한다. 시간에 쫓기는 만큼 당초 금액보다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관리처분인가를 득한 수원 팔달115-3구역(팔달3구역) 재개발 조합 역시 지난해 시공사(GS·대우건설 컨소시엄)와 협의를 거쳐 공사비를 올린 바 있다. 2011년 계약 당시 369만원에서 지난해 9월 571만8천원으로 3.3㎡당 공사단가를 55% 인상했다. 오경만 팔달3구역 조합장은 "협상을 마친지 1년이 다 돼가는데, 건설자재 가격 등이 계속 오르는 상황이다. 설계 변경 등을 하면 지금보다도 가격이 조금씩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 자잿값 상승, 인건비 인상 기조 속 "시공사의 공사비 상향 요구를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20% 이상 가격을 상향하는 것은 부담"이라는 게 정비업계의 목소리다. 도내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사비가 턱없이 오르고 있다. 3.3㎡당 공사비가 700만~800만원까지도 오른 상황"이라며 "부담이 크지만 공사비를 상향 조정하지 않으면 사업이 늦어진다. 결국 조합이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건설사 역시 공사비 문제로 애를 먹긴 매한가지다. 최근 DL이앤씨는 지난 10개월간 공을 들여왔던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 정비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과천주공10단지는 과천 일대 재건축 사업의 마지막 퍼즐 격으로, 사업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기한 원인은 한껏 치솟은 공사비 때문이다. 조합원들이 원하는 단가를 도저히 맞추기가 어렵다고 판단, 결국 참여의사를 접은 것이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