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일부 찬성, 입장 표명없이 본회의장行… 野 “끝까지 신중히 투표” 피켓 사용도 자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표결이 예정됐던 14일.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의원총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에 바빴다. 여당 소속 의원 일부가 ‘탄핵 찬성’으로 돌아선 데다, 반대하더라도 표결에는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면서 회의장으로 향하는 의원들 표정이 무거웠다. 앞서 입장을 명확히 밝혔거나 표결에 참여하자는 의원들만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국민의힘 의원총회는 6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였다. 긴 논의 끝에 국민의힘이 정한 당론은 ‘표결 참여’와 ‘(탄핵 소추안) 부결’이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짧게 두 가지 당론만 전달한 뒤 곧바로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다른 의원들 역시 “한 말씀이라도 해 달라”는 질문에 한 마디도 답변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본회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야당 분위기는 이와는 다소 상반됐다. 같은 시간 짧게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후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끝까지 신중하게 투표하자, 워낙 엄중한 상황이니 언행을 조심하자고 했다”며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의원들에게 본회의장 내 피켓 사용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다시 의원총회가 열릴 때까지 의원들은 국회 밖에서 탄핵 집회를 위해 모인 시민들과 만나 인사하거나, 다른 의원들과 소통하는 등 각자 업무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본회의를 30분 앞둔 오후 3시 30분께. 민주당 보좌진 등 80여명은 국회 로텐더홀에 모여 야당 소속 의원이 등장할 때마다 환호와 함께 의원들 이름을 연호했다. 의원총회 후 박찬대 대변인이 “의원들이 양심과 신념에 따라 찬성 투표할 것을 촉구한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길을 따라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는 의원들에게 ‘화이팅’을 외치는 목소리도 들렸다.
본회의 개의가 임박한 본회의장 안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졌다. 민주당 등 야당 소속 의원들은 서로 간단한 인사를 건네고 대화를 주고받았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말없이 자리를 지키거나, 고개를 숙이고 본회의가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서로 짧은 대화라도 나누는 의원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렇게 오후 4시 본회의가 시작됐고, 탄핵 소추안은 가결됐다.

/김희연·이영지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