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냄새 감소 이빨건강 효과
시식 해가며 개발 31일 출시
때로는 잊을 수 없는 상처가 성공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주)펫톡(PETTOK)도 오종석 대표가 겪은 가슴 아픈 한 사건이 출발점이 됐다.
"애지중지 키우던 개가 암으로 죽었는데 병원에서 질 나쁜 사료를 먹여서 병이 생겼다고 했어요. 엄청난 충격을 받았죠. 다시는 개를 못 키울 것 같았는데 한 4년이 지난 어느날 동생이 개를 한 마리 데리고 온 거예요. 키울 용기가 나지 않아서 고민을 하는데 문득 '직접 좋은 사료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당시 창업을 꿈꾸며 아이템을 고민하던 차였거든요."
대학 2학년 2학기. 오 대표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그렇게 찾아 왔다. 그날 이후 그는 인천대 창업지원단이 운영하는 창업 수업을 듣고, 수의학관련 외국 서적을 모조리 찾아 읽으며 사료 개발에 몰두했다.
오 대표는 "우연히 습식 사료를 발견했는데 이게 사람들이 먹는 생식이랑 비슷한 거더라구요. 영양소 파괴없이 그대로 다 흡수시키는 방식이요. 이거다 싶었어요"라고 했다.
그는 습식사료로 JST창업경진대회에 출전해 장려상을 수상했고, 상금으로 곧바로 생산설비를 갖추고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국내 동물사료 관련법상 모든 사료는 120도 이상에서 15분간 구워야 했다.
"또 한번 좌절을 겪은 거죠. 상품개발, 수상, 창업, 제품 출시 실패까지 모두 2011년 한 해에 겪었어요. 말도 못하게 힘들었죠. 근데 또 한편 '젊은 나이에 뭐 어떠냐. 다시 하면 되지' 싶더라구요. 그래서요? 알갱이 사료로 전환해 다시 개발을 시작했죠."
실패마저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오 대표는 8개월 만에 새로운 사료를 개발했다.
육포와 같은 건조 상태는 불에 익히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조항을 활용해 기존 알갱이 사료와 차별화된 '무열처리 건조 응축 방식'의 새로운 사료를 만들어 냈다.
그는 "불에 익히지 않았기 때문에 영양분 보존을 극대화 시킬 수 있었고, 뻥튀기식으로 만든 게 아니기 때문에 식감이 좋아요. 소화 과정에서는 가루로 흩어져서 개들 배에 가스가 차지 않고, 변 냄새가 확 줄어들어요. 또 단단해서 이빨 건강에 좋고요"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펫톡의 사료는 무첨가제, 무방부제, 고급 원료 사용을 원칙으로 해 눈길을 끈다.
오 대표는 "제가 가슴 아픈 일을 겪어 봤잖아요. 그 누구도 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았으면 해요. 강아지들이 좋아하는 맛을 찾기 위해 직접 먹어보면서 개발한 사료예요. 유통기한을 현재 8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는 것이 숙제로 남았는데, 곧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요"라고 했다.
펫톡의 새로운 사료는 31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는 사료 개발과 함께 운영해 온 펫톡 애견카페를 통해 홍보와 판매를 겸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모든 과정이 드라마틱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어리지만 처음 창업을 위해 은행 대출을 알아본 게 22살이거든요. 어리다, 학생이다는 이유로 받아주는 곳이 한 곳도 없었어요. 인천대창업지원단 등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지금도 주변에는 자금을 마련 못해 창업을 못하는 선·후배들이 많아요. 진정 청년창업을 위한다면, 상금 일부를 사무실 임대료로 쓸 수 있게 해주는 등의 유연함이 필요한 것 같아요"라고 강조했다.
/박석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