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발상(逆發想)은 성공을 이끈다. 하지만 역발상을 해내는 경지에 오르기까지 겪어야 할 과정을 감당해 낼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작지만 단단한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두스(MODUS)코리아'의 가능성은 역발상과 인내에서 찾을 수 있다.
고등학교 동창과 지난 2011년 모두스코리아를 세운 김호준(사진) 대표는 용감하게도 사업 아이템을 블랙박스로 정했다.
블랙박스 시장은 현재 포화상태며, 기술개발과 홍보에 대한 대기업의 대규모 자금 투입이 일반화된 분야로 중소기업이 뛰어들기에는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김 대표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그는 "관련 산업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관련 일을 해 본 것도 아니지만 매력적인 가격을 제시하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고가의 블랙박스가 주를 이루던 시장에서 김 대표는 '저가 전략'을 택했다.
물론 처음부터 저가 전략을 펴지는 않았다. 모두스코리아 역시 초기에는 블랙박스 시장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10만원대 상품을 개발해 판매했다.
하지만 대기업의 투자와 홍보, 다각적 서비스를 이겨내기에는 힘이 부쳤다.
김 대표는 "회사가 유지되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다. 문제점에 대해 계속 고민했는데 결국은 시장내 포지셔닝이었다. 사업을 확대하기에는 여력이 없었고, 결국 승부는 블랙박스로 내야하는 상황이었다.
회사 이미지가 저가 제품 생산처로 굳어질까 걱정도 했지만 질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판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모두스코리아가 판매 중인 2종의 블랙박스는 '기록'과 '내구성' 두가지에 집중한다.
이는 블랙박스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자 충족요건이다. 블랙박스 시장이 무한한 변신에 집중하는 사이 김 대표는 블랙박스의 기본에 충실하며 가격은 최대한 낮췄다.
결과는 예상보다 좋았다. 실용성과 합리적 가격을 추구하는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판매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는 "어느 블랙박스든 녹화시간, 녹화방법은 같다. 다만 어떤 렌즈를 선택하고, 기능을 삽입하느냐에 따라 가격에 차이가 난다"며 "우리 제품은 충돌거리내 번호판 식별, 상황파악을 하는데 문제가 없다.
또 가격대비 제품의 질이 좋다. 직접 AS도 하고 있지만, 밤을 새워서라도 만족하실 때까지 해드리겠다. 이 부분은 자신있다"고 했다.
모두스코리아는 이달 말께 신제품을 출시한다. 올해 초부터 개발을 시작한 신제품은 디자인과 크기에 차별점을 뒀다. 가격은 7만~8만원대로 중가 시장을 공략하는 제품이다.
이어 또 한번의 역발상으로 개발하는 신제품을 올해 말, 완성할 예정이다.
극비에 해당한다며 두번째 신제품에 대해 말을 아낀 김 대표는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기대가 크다"며 "특허를 내는 것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여러 일로 충원 필요성이 있어 직원을 뽑고 있다"며 "회사를 조금 확장할 시기가 오니 정부 지원 등에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 특히 창업 지원 기간이 너무 짧다. 차등 지원을 하더라도 최소 5년까지는 창업 초기로 보고 자금, 멘토링 등을 지원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더했다.
/박석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