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구 YGF 대표가 직접 개발한 천연 가죽 시트에 앉아 기술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옛 말이 틀렸다. 노병은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났다.

와이지에프(주) 김영구 대표를 보는 순간 '노병'의 또 다른 성장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YGF는 2011년 12월 문을 연 회사로 천연 가죽 자동차 시트를 만든다.

우리나라는 유럽 등 타 국에 비해 천연 가죽 시트에 대한 선호가 높다. 하지만 천연 가죽 시트는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 금세 쭈글쭈글해지는 단점이 있다.

또 주름이 심해져 폭신한 스폰지와 천연 가죽이 분리되거나 밀리는 현상이 심해진다.

셀 수 없이 앉고 일어서는 자동차에 천연 가죽 시트를 넣을 경우, 이런 단점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YGF는 '천연 가죽-스펀지 라미네이팅' 기술을 개발해 가죽의 주름, 들뜸 현상, 밀림 등을 해소했다.

라미네이팅은 가죽과 스폰지 테두리만 붙이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가죽과 스폰지 전면을 붙이는 기술이다. 덕분에 두 소재간 복원력 차이를 줄여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자동차 시트 개발 분야에서 25년간 일했다. 기아, 대우, 현대에서 모두 일했고, 카니발과 레조, 쏘나타 등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은 자동차의 시트를 만들었다"며 "천연 가죽 시트의 문제점은 이 바닥 사람은 다 안다.

하지만 자동차 안전, 성능과 직결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늘 개선 순위에서 밀려 아쉬웠다.

자동차는 고가품이고, 작은 배려나 차별에도 소비자 기분이 좋아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편 다행인 건, 정년 퇴직 때까지 문제가 그대로라 창업아이템을 얻었다"며 웃었다.

YGF는 천연 가죽 관련 제품 전반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 갈 계획이다.

내년 7월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아이템은 '바람이 나오는 소파'다.

천연 가죽을 사용한 소파는 사용감이 뛰어나지만 땀이 나면 끈적이는 듯한 불쾌감을 주게 마련이다.

YGF는 자동차에서 흔히 사용되는 바람 생성 팬을 소파에 접목해 사계절 내내 가죽 소파를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그는 "나아가 사무용, 학습용 의자에도 비슷한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집중력을 중요시하는 학습 과정에서 YGF의 신개념 의자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천연 가죽 소파를 국산화한다는 의미와 통풍이 되는 가죽 시트 소파, 의자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내놨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돈된 기술력, 현장에서 얻은 생생한 아이디어가 YGF의 힘이자 근본이다.

나아가 YGF는 기업의 개념을 전환하는 활동으로 또 다른 성장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김 대표는 "천연 가죽 시트 생산 외에 중소기업 컨설팅 사업도 겸하고 있다.

제품을 개발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인들과 노하우를 나누고 싶어 시작한 일"이라며 "자동차 분야는 타 산업에 비해 굉장히 앞서 있고 기계, 플라스틱, 전기, 전자 등 모든 공학 산업을 아우르기에 컨설팅 활동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컨설팅 활동을 '협업'의 영역으로 생각한다. 각각 잘하는 분야가 다른 기업체들이 함께 성장해 필요한 시기 힘을 합쳐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YGF의 궁극적 목표다.

김 대표는 "YGF의 구성원 중 한 명만 빼고 모두 55세 이상이다. 또 전원이 예비 창업자다. YGF에 소속돼 있지만 늘 창업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도록 돕고 있다"며 "컨설팅 활동과 마찬가지로 모든 구성원과 코워크(co-work)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박석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