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승기업 최형철 대표가 직접 개발한 스마트 칼을 들어 보이며 소개하고 있다.
퇴직후 특허 아이템 상품화
회칼등 3종 백화점 납품 인기
동물 털 날리 지않는 가위 등
향후 신제품·안전장치 개발


퇴직 후 어느 날, 건강검진을 위해 보건소에 들렀다 장년 창업센터를 알게 됐다.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갈까를 고민하던 차에 몸 담게 된 장년 창업센터에서 재미와 희망을 찾았다.

작은 사무실에 책상 두 개를 놓고 시작한 일에 몰두하는 시간이 점차 늘었다. 평소 아이디어를 특허로 내는 일에 관심을 뒀던 것이 창업 아이템 선택에 큰 도움을 줬다.

'스마트 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최형철 현승기업 대표의 스토리다.

누구나 알 만한 기업에서 일하던 최 대표는 60세에 새로운 일을 배우고 시작했다.

그는 "창업을 하기에 나이가 많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생활에 활력을 얻는다는 점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또래 인력들이 많이 활동하길 바란다"며 "솔직히 체력이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고 회사를 경영하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최 대표는 직장생활을 할 때부터 생활 속에서 겪은 작은 어려움을 해소할 아이디어 상품 만들기에 관심이 있었다.

그는 "용돈을 모아 저축한 돈으로 특허를 냈다. 혼자 목욕할 때 등을 쉽게 밀 수 있는 제품의 특허도 냈었다. 지금까지 총 10가지 특허를 냈는데 그 중에서 스마트 칼을 가장 먼저 사업화 아이템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가 만든 스마트 칼은 칼 등에 활대를 붙여 식재료를 자를 때 흐트러지거나 도마 밖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다. 또 잘라진 식재료가 칼면에 들러붙지 않도록 해 횟감이나 무른 식재료를 다루기도 쉽다.

그는 "스마트 칼의 완성품을 내놓기까지 곡절도 많았다. 본래 2011년 10월 첫 모델을 만들었는데 활대를 고정할 구멍을 잘못 뚫어서 한상대회에서 납품 계약을 할 기회도 잃었었다.

활대 소재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도 큰 고민이었다. 이 문제 때문에 전국을 뒤졌고 인체에 무해한 형상기억플라스틱을 찾아냈다. 형상기억플라스틱은 열에도 강하고 칼과 함께 씻기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스마트 칼은 올해 7월 31일 완제품을 출시했다. 완제품이 세상에 소개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탓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과정 중간 중간 유명 백화점과 대형마트 MD들과 꾸준히 미팅을 해 판로를 어느 정도 닦을 수 있었다.

최 대표는 "칼을 만들면서 느낀 점이 많다. 국내 칼 시장은 특허에 관심이 없고, 모방한 제품이 많아 유통 질서와 생산 체제가 많이 망가진 상태다. 우리 같은 작은 중소기업 힘만으로 큰 틀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남다른 아이디어로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스마트 칼은 가정용, 중국식 요리용, 회칼 등 3가지 종류로 출시했다. 앞으로는 손을 베이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까지 개발해 스마트 칼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제품을 개발하며 회사는 물론 스스로도 배우고 준비한 게 많았다. 포토숍, 일러스트, 캐드 등도 모두 배워 스마트 칼 손잡이나 회사 로고도 직접 디자인했다. 애착이 많이 가는 제품이다"라며 "신제품으로 포도, 복숭아 등 과일을 한 손으로 따거나 강아지, 고양이 등의 털을 날리지 않게 쉽게 잘라 줄 수 있는 가위를 내놓을 계획이다. 재미난 제품이 나올 것 같다.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 대표는 "칼이나 가위는 생활에 편리함을 주는 제품이지만 잘 든다고 만만하게 보고 쉽게 다루면 안 된다. 도구가 손에 익을 때까지 조심해서 활용해야 한다"며 '아버지 표 당부'를 잊지 않았다.

/박석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