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첫 등판 임창용 "초구는 직구"… 14개 중 13개 직구.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의 투수 임창용이 7일(현지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서 7회에 공을 던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초구는 직구죠. 이제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로야구 경력 19년 만에 꿈에 그리던 미국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첫 등판한 임창용(37·시카고 컵스)은 경기 후 첫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임창용은 7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3-4로 뒤지고 있던 7회초 1아웃 상황에서 등판했다.

그는 컵스의 오랜 라이벌인 밀워키 브루어스 3타자를 상대로 ⅔ 이닝동안 1안타와 1볼넷을 허용했으나 마지막 타자를 병살 처리하며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임무를 완수했다.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인 임창용은 이날 일본 야쿠르트 소속일 때 등번호였던 12번을 달고 7회 1사 주자 없을 때 시카고 컵스의 3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임창용은 미국프로야구 첫 상대인 오른손 대타 숀 할턴을 상대로 최고 시속 93마일(약 150㎞)의 직구를 뿌렸으나 긴장한 모습을 감추지는 못했다.

임창용의 메이저리그 첫 공은 91마일(약 146㎞)짜리 투심패스트볼이었다. 주심은 몸쪽 볼 판정을 내렸다.

▲ 메이저리그 첫 등판 임창용 "초구는 직구"… 14개 중 13개 직구. 미국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첫 등판한 임창용(37·시카고 컵스)이 경기 후 첫 소감을 말하고 있다. /시카고=연합뉴스
임창용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에서 8구째를 바깥쪽 볼로 던져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일본에서 뛰던 시절 야쿠루트에서 한솥밥을 먹은 아오키 노리치카를 2번째 타자로 맞이했다.

그는 3볼-1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투심패스트볼을 던졌다가 아오키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1사 1,2루의 실점 위기에 처한 임창용은 3번째 상대인 진 세구라에게 초구 투심패스트볼로 유격수 땅볼 병살 플레이를 유도,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고 7회를 무실점으로 마쳤다.

임창용은 8회초 알베르토 카브레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시카고 컵스는 이후 밀워키에 1점을 더 내주고 5-3으로 패했다.

임창용은 이날 총 14개의 공을 던져 그 중 7개를 스트라이크존 안에 넣었다.

전체 14개 공 중에서 13개가 직구(포심 4개, 투심 9개)였다. 이날 임창용의 유일한 변화구는 아오키를 상대로 던진 3구째 체인지업이었다.

임창용은 1994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시작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오른 14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1995년 한국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현 기아)에서 프로에 데뷔한 임창용은 13시즌을 한국에서 뛴 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에서 활약했다.

또 임창용은 이상훈, 구대성, 박찬호에 이어 네 번째로 한국·미국·일본 프로야구에서 모두 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김병현(넥센)도 메이저리그를 거쳐 2011년 일본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입단했지만 부상 등으로 1군에서는 한 경기도 치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