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호 기자
문화체육부(인천)
인천의 문화 소식과 이슈를 주로 다룹니다. [인천문화산책], [박경호의 인천 문화현장]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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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 출신 '방실이' 숙환 별세… '서울탱고' '여자의 마음' 등 히트곡 지면기사
인천 강화 출신 가수 방실이(본명 방영순)가 숙환으로 20일 오전 인천 강화군의 한 요양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61세.고인은 1963년 강화군(당시 경기도)에서 태어나 강화초, 강화여중, 강화여고를 졸업했다. 1980년대 미8군 부대에서 활동하다 1985년 여성 3인조 서울시스터즈를 결성해 가수로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서울시스터즈로는 '첫차', '뱃고동', '청춘열차' 등 히트곡을 냈고, 1990년 솔로로 전향해 '서울 탱고' '여자의 마음' 등을 발표해 인기를 끌었다. 2007년 6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17년 동안 투병하다가 이날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강화군 참사랑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2일 정오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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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을 압도하는 샛별들의 하모니… 우리가 바로 '음악 영재' 지면기사
[인터뷰…공감] '유망주들의 당찬 연주' 인천시향 '영 아티스트' 3인 김나연 "지루하지 않게 연습… 강아지와 산책하며 스트레스 해소"임하나 "추억과 애증의 곡 멘델스존… 오케스트라와 첫호흡 기대감"이지언 "5살때 우연히 접한 첼로 매력적… 해외 협연무대도 서고파"인천시립교향악단이 지난 16일 오후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에서 개최한 '2024 인천 영 아티스트 콘서트'의 협연자로 나선 클라리네티스트 김나연(19), 바이올리니스트 임하나(15), 첼리스트 이지언(15)은 청중을 압도했다. 김나연은 베버의 클라리넷 협주곡 2번, 임하나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 이지언은 엘가의 첼로 협주곡 마단조를 각각 인천시향 이병욱 예술감독의 지휘로 시향과 협연했다. 이토록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 공연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연주곡의 분위기를 떠나서, 애초 '영 아티스트'(Young Artist)란 타이틀이 주는 선입견은 풋풋하다거나 발랄한 느낌을 주는 연주를 예상하게 했다. 그 예상을 모조리 깬 건 '영'(Young)이 아닌 '아티스트'(Artist)에 방점을 찍은 이들의 수려한 퍼포먼스와 풍부한 감정, 당찬 태도다.인천시향은 인천에 연고를 둔 재능 있는 젊은 음악인을 만나고자 지난해 11월 협연자를 공개 모집했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바순, 호른, 트럼펫, 하프 등 부문에서 경연을 펼쳐 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연주자들이 이번 영 아티스트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인천시향이 얼마나 까다롭게 협연자를 선정하는지 지난해에는 적격자가 없어 공연을 열지 못했다. 공연 이틀을 앞둔 지난 14일 오후 아트센터인천에서 리허설을 막 끝낸 김나연·임하나·이지언을 만났다. 음악 영재로 불리지만, 일상에선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소녀 감성이 물씬 풍길 것이란 '클리셰'가 보기 좋게 무너졌다. 이들 모두 "아이돌 가수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뭇 진지하고 열정적인 음악가들이었다. 인천의 클래식 샛별들과의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옮긴다.Q. 이번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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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덕 인천문화재단 신임 대표이사 낙점 지면기사
21일 임명장 수여… 임기 3년 인천문화재단 새 대표이사로 김영덕(59·사진) 전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이 선임됐다.20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문화재단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대표이사 후보자 3명 가운데 김영덕 전 원장을 새 대표이사로 낙점했다.재단 임원추천위는 전날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면접 심사(직무 계획 발표 포함)를 진행했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후보자 3명을 추천자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추천자는 신임 김영덕 대표이사를 비롯해 전직 고위 공무원 A씨, 언론계 출신 B씨로 알려졌다.유정복 시장은 21일 김 대표이사에게 임명장을 줄 예정이다. 임기는 3년으로 2027년 2월20일까지다.김 대표이사는 경희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유학한 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연구원으로 9년 동안 근무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팀장, 단장, 부원장을 지냈다.재단 대표이사 선임으로 당면 현안인 인천아트플랫폼 운영 정상화 논의도 재개될 예정이다. 재단은 오는 28일 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에서 '인천아트플랫폼 활성화 방안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인천시 박정남 문화정책과장이 주제 발표를 통해 인천아트플랫폼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지역 주민, 예술인,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토론이 이어진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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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라이프
'난쏘공' 읽히지 않는 날 오긴 올까요 지면기사
소설집 누적판매 150만부 돌파 1970년대 도시빈민·노동문제 상징"필요없는 시대 바람" 역설적 대기록46년 지나도 '오늘날 난장이' 여전모티브 인천… 흔적 지키기엔 무심'인천 소설'이자 한국문학 고전의 반열에 오른 조세희(1942~2022) 연작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하 난쏘공)이 최근 150만부를 돌파하며 한국문학사를 다시 썼다.'뫼비우스의 띠' 등 연작 단편 12편을 묶은 '난쏘공'은 '난장이' 가족이 살던 낙원구 행복동 무허가 주택이 철거당해 기계도시 은강으로 밀려오는 과정을 통해 '난장이'로 상징되는 1970년대 도시 빈민과 노동문제를 그렸다."더 이상 난쏘공이 필요하지 않은 시대가 왔으면 한다"는 작가의 바람과는 달리, 광고나 대중매체 노출 등 마케팅 없이도 해마다 5천~7천부씩 꾸준히 팔리다 대기록을 세웠다. 1970년대 시대상을 담은 '난쏘공'이 필요한 독자가 오늘날에도 많다는 의미다.특히 작품 중·후반 주요 배경인 '기계도시 은강'의 도시 인천에도 특별한 작품이다. 인천 동구 만석동 공장지대를 형상화한 기계도시에서 생활한 '난장이'의 아들딸은 당시 열악한 노동 현실을 반영했다.'난쏘공'이 150만부를 넘길 즈음인 지난 6일 소설 속 공장지대의 공장 중 한 곳인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선 폐기물 수조의 찌꺼기를 처리하던 외주업체 노동자 1명이 숨지고, 함께 작업하던 6명이 크게 다친 산업재해가 일어났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 대기업 공장에서 일어난 사고다.지난해 인천 건설현장 등에서 노동자가 사망한 중대재해만 34건이 발생했다. 이들과 46년 전 '난장이' 아들딸들의 모습이 묘하게 겹쳐 보이는 것은 '난쏘공'이 지금까지 생명력을 얻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만석동 등지에 남아 있는 '난장이' 가족의 일터 동일방직, 일진전기(옛 도쿄시바우라), 화수동 인천도시산업선교회 등 '난쏘공'의 흔적들은 점차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이 일대를 산업유산으로 보존·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시가 관련 용역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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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 새 대표이사, 김영덕 전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 선임
인천문화재단 새 대표이사로 김영덕(59) 전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이 선임됐다. 20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문화재단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대표이사 후보자 3명 가운데 김영덕 전 원장을 새 대표이사로 낙점했다. 재단 임원추천위는 전날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면접 심사(직무 계획 발표 포함)를 진행했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후보자 3명을 추천자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추천자는 신임 김영덕 대표이사를 비롯해 전직 고위 공무원 A씨, 언론계 출신 B씨로 알려졌다. 유정복 시장은 21일 김 대표이사에게 임명장을 줄 예정이다. 임기는 3년으로 2027년 2월20일까지다. 김 대표이사는 경희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유학한 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연구원으로 9년 동안 근무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팀장, 단장, 부원장을 지냈다. 재단 대표이사 선임으로 당면 현안인 인천아트플랫폼 운영 정상화 논의도 재개될 예정이다. 재단은 오는 28일 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에서 '인천아트플랫폼 활성화 방안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인천시 박정남 문화정책과장이 주제 발표를 통해 인천아트플랫폼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지역 주민, 예술인,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토론이 이어진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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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 출신 가수 방실이 숙환으로 별세
인천 강화 출신 가수 방실이(본명 방영순)가 숙환으로 20일 오전 인천 강화군의 한 요양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61세. 고인은 1963년 강화군(당시 경기도)에서 태어나 강화초, 강화여중, 강화여고를 졸업했다. 1980년대 미8군 부대에서 활동하다 1985년 여성 3인조 서울시스터즈를 결성해 가수로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서울시스터즈로는 '첫차', '뱃고동', '청춘열차' 등 히트곡을 냈고, 1990년 솔로로 전향해 '서울 탱고' '여자의 마음' 등을 발표해 인기를 끌었다. 2007년 6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17년 동안 투병하다가 이날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강화군 참사랑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2일 정오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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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문학의 주인공들 '빈칸' 채운다 지면기사
한국근대문학관, 24일 책담회잡지 수록작 총평·저자 소감도 참가비 무료… 유튜브 중계도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이 지난해 11월 직접 창간한 국내 유일 청소년 문학잡지 '빈칸'(BLANK·사진)을 주제로 올해 첫 책담회를 연다.한국근대문학관은 오는 24일 오후 2시 문학관 본관 3층 다목적실에서 올해 1차 책담회 '빈칸을 채우는 빈칸'을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이번 책담회에서는 '빈칸' 창간호 발간을 기념하고, 강수환·송수연·박숙경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와 왕지윤·박현진 교사, 선학중·인화여고·광성고 학생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우리나라 청소년 문학의 오늘과 내일에 관한 대담을 나눌 예정이다.한국근대문학관은 1부와 2부로 나눠 행사를 기획했다. 1부는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들과 함께 '빈칸'과 청소년문학을 주제로 청소년 문학잡지의 현황과 의의, '빈칸' 수록 작품에 대한 총평 등을 토론한다.2부는 '빈칸'의 청소년 저자와 독자를 주제로, 이 잡지의 실제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다양한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빈칸'에 참여한 청소년 저자와 일반 청소년 독자가 참여해 글을 실은 소감, 청소년이 생각하는 문학, '빈칸' 2호에 대한 바람 등을 이야기한다.책담회 현장 참여 인원은 30명 이내로 제한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구글 폼을 통해 현장 참여를 신청할 수 있다. 한국근대문학관은 문학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행사를 중계할 예정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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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땅의 기억' 더듬어… 소시민 삶을 파헤치다 지면기사
차기율 개인전 '도시시굴-삶의 고고학' 경기·인천 등 작가와 연관된 장소 발굴'도시의 지층 탐구' 과정·결과물 집대성"15년 프로젝트 보고서의 극히 일부"차기율 작가(인천대 조형예술학부 교수)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공간 듬'에서 연 작은 전시 '도시시굴-삶의 고고학'은 작가가 천착한 동명의 프로젝트를 중간 결산하는 작업이다.차기율 작가는 2007년부터 서울 통의동과 경기 화성 분향리 집터, 인천 동구 배다리·중구 해안동(인천아트플랫폼)·미추홀구 주안동(공간 듬), 강원 홍천 와동분교 등 자신과 연관된 특정 장소에서 10여 차례 발굴 작업을 했다. 차기율 작가는 일련의 작업 결과를 기록하고 시각화했다.이번 전시는 그동안의 '도시시굴' 과정과 결과물을 집대성해 일부 보여주는 보고서 성격을 띤다. 지표를 일정하게 파면서 나온 유물·유구를 발굴하고, 장소를 표기하며 발굴일지 등 고고학적으로 정리했다. 영원히 묻혔을 생활의 사소한 흔적을 꺼내 보이며 그 가치를 완전히 뒤바꾼 것이다. 작가는 "도시의 지층 탐구를 통해 소시민의 삶을 규정하고, 고고학적 방식을 차용해 시각적 방식으로 구현하는 예술적 행위"라며 "무한한 가능성으로 존재하는 지층의 기억을 더듬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전시장엔 와동분교에서 출토한 깨진 도자기, 조개껍데기, 녹슨 못, 1980년대 추정 우유 포장재, 1980년대 삼양라면 포장재 등을 전시했다. 각 유물의 발굴일지에는 발굴 경위와 작가의 생각이 담겼다. 작가는 지난 15년의 도시시굴 결과 보고서를 올해 안에 펴낼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올해 발간할 보고서의 극히 일부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작가는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가치와 부질 없음의 기록이 상충돼 있고, 기억되고 숭배돼야 하는 기록만이 우월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며 "개인의 경험이 모여 부족의 역사가 되고, 이들이 모여 국가의 역사가 되는 것이며, 지층은 사소함으로 가득 차 있는 기억의 저장고이자 타임캡슐"이라고 했다.차기율 작가는 '도시시굴-삶의 고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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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관, 24일 국내 유일 청소년 문학잡지 ‘빈칸’ 책담회 개최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이 지난해 11월 직접 창간한 국내 유일 청소년 문학잡지 '빈칸'(BLANK)을 주제로 올해 첫 책담회를 연다. 한국근대문학관은 오는 24일 오후 2시 문학관 본관 3층 다목적실에서 올해 1차 책담회 '빈칸을 채우는 빈칸'을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책담회에서는 '빈칸' 창간호 발간을 기념하고, 강수환·송수연·박숙경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와 왕지윤·박현진 교사, 선학중·인화여고·광성고 학생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우리나라 청소년 문학의 오늘과 내일에 관한 대담을 나눌 예정이다. 한국근대문학관은 1부와 2부로 나눠 행사를 기획했다. 1부는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들과 함께 '빈칸'과 청소년문학을 주제로 청소년 문학잡지의 현황과 의의, '빈칸' 수록 작품에 대한 총평 등을 토론한다. 2부는 '빈칸'의 청소년 저자와 독자를 주제로, 이 잡지의 실제 주인공의 청소년들이 다양한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빈칸'에 참여한 청소년 저자와 일반 청소년 독자가 참여해 글을 실은 소감, 청소년이 생각하는 문학, '빈칸' 2호에 대한 바람 등을 이야기한다. 책담회 현장 참여 인원은 30명 이내로 제한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구글 폼을 통해 현장 참여를 신청할 수 있다. 한국근대문학관은 문학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행사를 중계할 예정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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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도시 지층 탐구로 규명한 소시민의 삶…차기율 ‘도시시굴-삶의 고고학’
차기율 작가(인천대 조형예술학부 교수)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공간 듬'에서 연 작은 전시 '도시시굴-삶의 고고학'은 작가가 천착한 동명의 프로젝트를 중간 결산하는 작업이다. 차기율 작가는 2007년부터 서울 통의동과 경기 화성 분향리 집터, 인천 동구 배다리·중구 해안동(인천아트플랫폼)·미추홀구 주안동(공간 듬), 강원 홍천 와동분교 등 자신과 연관된 특정 장소에서 10여 차례 발굴 작업을 했다. 차기율 작가는 일련의 작업 결과를 기록하고 시각화했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의 '도시시굴' 과정과 결과물을 집대성해 일부 보여주는 보고서 성격을 띤다. 지표를 일정하게 파면서 나온 유물·유구를 발굴하고, 장소를 표기하며 발굴일지 등 고고학적으로 정리했다. 영원히 묻혔을 생활의 사소한 흔적을 꺼내 보이며 그 가치를 완전히 뒤바꾼 것이다. 작가는 “도시의 지층 탐구를 통해 소시민의 삶을 규정하고, 고고학적 방식을 차용해 시각적 방식으로 구현하는 예술적 행위"라며 “무한한 가능성으로 존재하는 지층의 기억을 더듬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엔 와동분교에서 출토한 깨진 도자기, 조개껍데기, 녹슨 못, 1980년대 추정 우유 포장재, 1980년대 삼양라면 포장재 등을 전시했다. 각 유물의 발굴일지에는 발굴 경위와 작가의 생각이 담겼다. 작가는 지난 15년의 도시시굴 결과 보고서를 올해 안에 펴낼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올해 발간할 보고서의 극히 일부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작가는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가치와 부질 없음의 기록이 상충돼 있고, 기억되고 숭배돼야 하는 기록만이 우월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며 “개인의 경험이 모여 부족의 역사가 되고, 이들이 모여 국가의 역사가 되는 것이며, 지층은 사소함으로 가득 차 있는 기억의 저장고이자 타임캡슐"이라고 했다. 차기율 작가는 '도시시굴-삶의 고고학' 프로젝트와 함께 문명과 자연의 공존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순환의 여행' 프로젝트를 지속하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로 2022년 제7회 박수근 미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