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정한 산책┃정지연 지음. 사계절출판사 펴냄. 84쪽. 1만5천500원 마음이 무거운 돌처럼 자꾸만 가라앉는 날, 주인공 소녀는 혼자만의 동굴로 빠져든다. 고개를 들 기운조차 없던 어느날 집 앞에 누군가 사과 하나를 두고 가고 주인공은 비로소 문밖으로 향한다. 주황 외투를 입은 주인공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깃에 얼굴을 폭 파묻고 길을 나선다. 막상 길을 나섰지만 소녀에게 바깥의 공기는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듯하다. 그런 주인공을 일으켜 주는 한 사람을 만나고 나서야 걷는 소녀를 둘러싼 풍경도, 공기도 달라진다. 그림책 ‘다정한
■ 트렌드 코리아 2026┃김난도 외 11인 지음. 미래의창 펴냄. 424쪽. 2만원 한국을 대표하는 트렌드 전망서 ‘트렌드 코리아 2026’이 출간됐다. 내년의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는 AI로 인한 직·간접적인 변화와 AI 시대에 맞선 인간의 대응을 주제로 한다. AI가 내년 한국인들의 경향성을 이끌 강력한 동력이라고 본 것이다. 김난도를 비롯한 저자들이 AI와 파급 효과를 파고들어 찾은 여러 키워드는 AI의 효율성을 찬양하거나 부작용을 경계하는 이분법적인 논의가 아니다. 오히려 저자들은 인간 고유의 역량과 AI의 능력을 결합해
진순분 작가는 등단 후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주부로 지내던 그는 등단을 계기로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왔고, 지난 2020년 한국문인협회가 지정하는 윤동주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며 문단에 자리매김했다. 등단 전 진 작가에게 글쓰기는 치유의 과정이었다. 외로움과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가 등단으로 이어진 것이다. 진 작가는 “마음이 허전할 때마다 글을 썼고 그 과정에서 문학적 감수성을 키웠던 거 같다”며 “글쓰기는 지금도 삶과 뗄려야 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홀로 문장을 써내려갔던 그가 신춘문예에 도전하
김현영 작가는 현재 예비 작가들을 가르치며 문학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꾸준히 창작활동을 해왔던 그는 독자들과 만나는 기쁨뿐 아니라 예비 작가들과 만나 글쓰기의 즐거움을 나누는 보람 속에서 하루를 채워가고 있었다. 김 작가는 그동안 ‘냉장고’, ‘까마귀가 쓴 글’, ‘하루의 인생’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 소설 ‘컴백홈’은 경인일보 지면에 연재돼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문학을 향한 애정이 남달랐다. 김 작가는 “가정 형편상 책이 널브러져 있는 환경은 아니었지만 책이 있는 곳이라면 불나방처럼 찾아다녔다”며
박정현 작가는 올해 초 등단 후 조금은 달라진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작가라는 이름이 선사하는 일상의 소소한 변화는 그에게 낯설지만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왔다. 박 작가는 “가끔 고향에 내려가면 동네 어른이 ‘얼씨구 작가님’ 하고 장난스레 말을 걸어온다”면서 “쑥스러우면서도 즐겁다”고 했다. 지난달 초에는 뜻밖의 만남도 있었다. 박 작가의 작품을 읽은 한 대안학교 교사가 충북 제천의 한 독립서점에서 학생들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박 작가는 “소설을 매개로 서로의 경험이 이어지는 순간이 처음이라 새롭고 뿌듯했다”면서 “등단 후
경기문화재단은 추석을 맞아 특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도내 9곳 문화예술기관에서는 추석 연휴 동안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 문화 활동과 다채로운 공연·전시가 펼쳐질 예정이다. ■경기도박물관 – 신명 나는 한가위 속 박물관에서 펼쳐지는 전통체험과 마당놀이 경기도박물관은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 체험 활동 ‘달.팽.이: 달을 품은 팽이’를 3일부터 오는 9일까지 선보인다. 추석 당일에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지 않는다. 11일과 12일에는 박물관 야외마당에서 마당놀이 한마당 ‘춘향뎐’이 펼쳐진다. 전통 마당놀이와
최장 열흘의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모처럼 긴 연휴를 맞는 만큼, 짧게나마 여행을 다녀오려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익숙한 일상 밖으로 발을 내딛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은 가벼워진다. 오래 준비하지 않아도 좋은, 가볍게 나설 수 있는 ‘경기도 당일치기 여행지’ 6곳을 소개한다. ■숲과 계곡이 하나로 ‘의왕 청계산맑은숲공원’ 청계산 남쪽 자락의 청계산맑은숲공원은 숲과 계곡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공원 입구에 다다르면 아스라이 퍼지는 나무 향과 흙 내음에 괜시리 기분까지 좋아지는 곳이다. 계곡에서 캠핑 의자를 펼치고 휴식할 수
성정음악콩쿠르에서 바리톤 박상민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인 성정 대상을 수상했다. 박상민은 성악부문 특별상인 성정음악상과 관객의 현장 투표로 선정하는 청중상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성정문화재단은 지난달 25일 수원SK아트리움에서 제34회 성정음악콩쿠르 위너 콘서트를 열고 수상자를 가렸다. 이날 무대는 수원시립교향악단 협연으로 꾸며졌다. 올해는 성악국제부가 신설됐고, 3년에 한번 열리는 비올라 부문까지 총 8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날 현장에서 수원음악상은 피아니스트 김용희, 연주상은 첼리스트 문설윤이 차지했다. 무대에 오른 연주자들은
피아노와 관현악 반주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한편의 서사를 완성해낸 듯했다. 지난 26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는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의 첫 내한 공연이 펼쳐졌다. 서울과 안동에 이어 국내 투어의 세번째 무대였다. 이날 벨기에 오케스트라는 피아니스트 백혜선과 협연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나폴레옹 전쟁 시기인 1809년, 베토벤의 난청이 악화하던 무렵에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통의 흔적보다는 화려하면서도 당당한 악상이 두드러져 베토벤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백혜선은 특유의 힘 있
수원시립교향악단은 다음달 2일 수원제1야외음악당에서 ‘시네마 파크콘서트’를 선보인다. 최희준 예술감독의 지휘로 클래식색소포니스트 브랜든 최와 가수 소향이 협연자로 함께한다. 사회는 재치있는 입담과 안정된 진행으로 사랑받는 신영일 아나운서가 맡는다. 공연에서는 영화와 드라마를 대표하는 명곡을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사운드로 재현한다. 첫 무대는 전 세계 관객에게 사랑받은 할리우드 영화 음악으로 문을 연다. 영화 ‘어벤져스’의 테마곡과 ‘007 제임스 본드’의 메인 테마, 존 윌리엄스의 대표작 ‘인디아나 존스’ 중 ‘레이더스 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