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험 바탕 '비정상 여성' 한국사회 편견 이야기
출산·결혼 등 각자 다른 '삶의 방식' 이해 강조
"'아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선택이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어요."
이수희 작가는 전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아이'로 인해 그가 참아야 했던, 말로 도저히 형용할 수 없는 어떤 것들이 참 많았다.
자신과 같은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단 한마디부터 세상에 던졌다. '엄마가 아니어도 괜찮아' 그가 마음으로 써 내려간 에세이다.
이 책은 한국 사회가 아이 없이 사는 여성들을 '비주류' 혹은 '비정상'으로 취급하면서 그들이 겪는 편견과 차별을 이야기한다. 또 아이 없는 삶을 선택한 여성이 가족과 사회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이는 모두 그의 경험과 비슷한 처지의 여성들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난임시술 탓인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건강상태가 나빠져 4년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어요.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우울함이 몰려 왔어요. 그래서 한 온라인 카페에 저와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과 차 한 잔 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어요. 그렇게 모인 사람들과 만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렇게 시작된 모임은 하나 둘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이 모여들며 300명이 넘게 같은 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는 이들 중 30명을 모집해 인터뷰를 진행했고, 이들의 이야기를 책에 실었다.
인터뷰이들은 아이 없는 삶을 선택하게 된 계기와 이런 선택을 함으로써 겪은 타인의 부정적인 시선, 부모님과의 갈등, 상대의 감정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 언어 폭력, 출산한 친구들 사이에서 느끼는 소외감 등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아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왜 아이를 안 낳느냐', '무슨 문제 있느냐' 등 이에요. 온통 부정적 시선뿐이죠. 그 시선으로 여성들은 많이 움츠러져 있어요.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들은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행복으로 가는 여러 갈림길 중 다른 길을 '선택' 한 것 뿐이에요. 계획 없는 임신이 축하받아 마땅한 일이라면 심사숙고 후 선택한 아이 없는 삶도 이해와 지지를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경제적으로 조금 더 여유롭고, 자유롭게 지내려는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생각하고 고민 끝에 내린 '선택' 임에도 이들에 대한 응원과 지지보다는 비난과 지적이 많은 게 현실이다.
최근 결혼은 선택의 문제라고 인식이 바뀌며 비혼을 선언하는 여성, 남성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작가는 출산 역시 선택의 문제, 각자 다른 삶의 방식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을 배려하고 이해해준다면 아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삶이 이끄는 대로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