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위기·소래습지’ 이슈 몰려… “누가 경제 살릴지 주목”

 

시청 등 주요 기관·제조업 등 집중

지난 대선·총선 등 민주 우세 지역

남동산단 활력·국가도시공원 기대

“계엄 정치 불신, 나라 살릴 후보로”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을 앞두고 21일 인천상공회의소 후문 쪽 식당가에서 만난 남동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 종사자들은 차기 대통령이 경기 침체를 해결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펼치길 바란다고 했다. 2025.5.21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을 앞두고 21일 인천상공회의소 후문 쪽 식당가에서 만난 남동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 종사자들은 차기 대통령이 경기 침체를 해결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펼치길 바란다고 했다. 2025.5.21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 남동구 유권자들은 침체된 경제를 살리고 소상공인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 대통령을 원한다고 했다. 인천시청, 인천시교육청, 인천경찰청 등 주요 기관이 모여 있는 남동구는 인천의 ‘정치 1번지’로 불린다. 국회의원 지역구 2개 의석을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으며 19·20대 대선에서도 민주당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던진 지역이다. → 그래프 참조

■ 인천 경제발전 이끈 남동산단, 활력 되찾길

남동국가산업단지 종사자 여론을 듣기 위해 21일 낮 12시 인천상공회의소 후문 쪽 식당가를 찾았다. 남동산단은 1980년대 수도권에 퍼져 있는 공장들을 한데 모으기 위해 조성돼 오랜 기간 인천의 대표적인 산업단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산업구조가 개편되면서 제조업 중소기업이 집적된 남동산단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기계 부품 공장을 운영하는 권모(64)씨는 “매년 경기가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올해가 가장 힘들다. 매출이 예년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며 “새 대통령이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산업뿐만 아니라 소규모 제조업을 살리는 데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공장 직원 김정빈(45)씨는 “남동산단에 일하러 오는 청년들이 없는 것도 문제”라며 “노후된 시설을 개선하고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가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청년들이 남동산단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남동산단 입주기업과 협력 관계인 이들도 남동산단 침체를 우려했다. 택배기사 김재영(58)씨는 “남동산단이 침체하면 산단 주변 자영업자나 산단에 입주한 공장들과 협력해 일하는 나 같은 사람들도 타격을 입는다”고 했다. 기계차를 대여해주는 사업을 하는 고영호(52)씨는 “공장 가동률이 줄어드니 일감도 크게 줄었다”며 “경기침체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만큼, 누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인지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 남동구 자랑, 소래습지 국가도시공원 지정 기대감도

이날 오전 10시께 찾은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은 손님이 없어 한산했다. 광어와 우럭 등을 파는 박춘자(68)씨는 “5월이 되면 손님이 북적거려야 하는데 올해는 한산하다”며 “비상계엄 때문에 정치에 불신이 생겼는데,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 말고 정말 나라를 살릴 후보를 뽑으려고 한다”고 했다. 상인 이흥원(63)씨는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정당은 뽑고 싶지 않다”며 “남동구 국회의원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니,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남동구의 오랜 현안들도 해결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이 국내 첫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되길 바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상인 김진원(49)씨는 “남동구의 자랑인 소래습지를 잘 보존해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고 싶다”며 “소래습지가 국내 첫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되면 남동구를 찾는 관광객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순미(55)씨도 “일을 마치고 종종 소래습지를 걸으며 산책한다”며 “소래습지가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되면 남동구 주민들에게도 훌륭한 ‘힐링 명소’가 생기는 것이라 기대된다”고 했다.

■ 더불어민주당 ‘해결 능력’, 국민의힘 ‘청렴함’ 강조

남동구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정치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론과 이재명 후보의 위기 극복 능력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의 청렴함과 오랜 정치 경력을 적극 알리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맹성규(남동갑) 의원실 관계자는 “12·3 비상계엄 이후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혼란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이재명 후보라는 점을 시민들에게 강조하고 있다”며 “여론조사 결과뿐만 아니라 현장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큰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손범규 남동구갑 당협위원장은 “현장에 나가보면 생각보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분이 많다”며 “김문수 후보는 부패나 비리 없는 청렴한 정치인이라는 점과 오랜 공직 생활로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