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 회원들에게 자신의 불우한 상황을 거짓으로 설명하며 모금·기부 행위를 통해 수천만원을 속여 뺏은 4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용인시 기흥구에 사는 A(43)씨는 지난해 5월 중순께 생활비가 떨어지자 인터넷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인 보배드림에 동정심을 유발하는 허위 글을 올리고 후원금을 받기로 마음 먹었다.

A씨는 자유게시판에 '붕어의질주'라는 별명으로 글을 올렸다. 어려웠던 성장기와 직장생활에 대한 내용, 재생불량성 빈혈 진단을 받고 파혼한 내용 등을 언급하며 월세가 3개월째 밀렸다고 호소했다. 게시글 말미에는 신협 계좌번호도 남겼다.

이 글을 발견한 보배드림 운영자가 A씨의 아이디를 정지시키자 동거녀 명의로 '붕어의질주2' ID를 만들어 재차 동정심을 유발하는 글을 게시했다.

A씨는 이 글을 보고 한 회원이 음식물 상자를 택배로 보냈는데, 음식물 쓰레기들이 봉투에 담겨 있었다는 등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동정심을 유발하는 글로 A씨는 지난해 5월15일부터 20여일간 총 775명으로부터 4천250여만원을 송금받았다.

각색한 글은 금새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회원들의 병원 영수증 인증 사진 요구에 응하지 못한 A씨를 찾아 운영자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A씨는 결국 사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누구든 1천만원 이상 금액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는 사람은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광역지자체장에게 모집·사용계획서를 작성해 등록해야 한다.

이 사건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10단독 곽태현 판사는 10일 징역 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곽 판사는 "피고인은 인터넷 사이트에 동정심을 유발하는 허위 사실을 게재해 다수 피해자들로부터 4천200만원에 달하는 큰돈을 속여 뺏었다"며 "다만 이 사건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점, 모금 총액 중 3천300만~3천500만원 정도를 반환해 피해 상당 부분을 회복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