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T2 인천행 택시 승강장6
지난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인천행 택시 승강장을 찾은 시민들이 텅 빈 대기줄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2022.10.1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안내문 하나 없이 그저 기다리라고만 하니 너무 답답합니다."

지난 11일 오후 6시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택시 승강장. 인천으로 가는 택시를 타기 위해 1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이들은 쌀쌀해진 날씨에 옷깃을 세우며 약 1시간 동안 기다렸지만 택시는 단 한 대도 나타나지 않았다.

택시 승강장에서 만난 덴마크 국적 아이다(22)씨는 "30분 정도 기다렸는데도 택시가 오지 않아 한국인 친구가 알려준 콜택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보려 했지만, 한국어를 읽지 못해 포기했다"며 "안내소에 가서 물어봐도 '택시가 오려면 1시간 걸리니 기다리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기다림에 지친 외국인들을 지켜보던 한 시민은 "안내문이 없어 영문도 모르고 그저 택시만 기다리고 있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안타깝다"며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첫인상을 가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코로나 이후 지역선택제 유지' T2 승강장 1시간 기다렸지만 '0대'
기사 "멀리가도 3만원… 돌아올 통행료 5천원·기름값 빼면 손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택시 승강장은 '지역선택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역선택제는 택시 운전기사가 인천공항에 있는 택시 대기장으로 들어가면서 인천, 서울, 경기 등 원하는 행선지를 선택해 번호표를 뽑아 각 승강장에서 손님을 태우는 방식이다.

모든 택시는 원래 면허가 등록된 지역에서만 손님을 태울 수 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도 인천 택시는 인천으로 가는 손님만 태워야 하는 '지역배차제'가 적용되고 있다.

지역선택제는 제1여객터미널을 다니던 택시 기사들이 2시간 넘게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자 이후 개장한 2여객터미널에 이 제도를 도입해 달라고 인천시에 요구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019년 5월 인천시가 건의한 지역선택제를 제2여객터미널에서 8개월 동안 시범 운영했는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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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인천행 택시 승강장을 찾은 시민들이 텅 빈 대기줄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2022.10.1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공항에서 손님을 태운 택시가 인천대교와 영종대교를 지나갈 때 내는 통행료는 손님이 부담한다. 반대로 공항으로 들어올 때 드는 통행료는 기사가 부담하고 있다.

통행료는 5천원이 넘는다. 인천 승객 받길 꺼리는 이유에 대해 인천 택시 기사 최모(64)씨는 "제2여객터미널에서 인천 시내를 가장 멀리 가도 3만원 정도 나오는데, 다시 공항으로 올 때 드는 통행료와 기름값을 제외하면 남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 택시정책과 관계자는 "지난달 현장 방문을 통해 인천행 택시가 부족한 것을 파악했고, 인천시택시운송조합에 인천 운행을 협조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인천으로 가는 택시 기사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진기자 we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