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곳곳에서 주거시설 목적으로 '꼼수' 분양·임대되는 지식산업센터(5월22일자 7면 보도=지산센터를 주거시설로… 서슴없이 '분양·임대 꼼수')들이 인근 일반 다세대주택 임대인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법 분양·임대라 전입신고가 불가한 점을 이용해 오히려 "주변보다 보증금, 월세가 싸다"며 세입자들에 안내하고 있어서다.
24일 오전 삼성전자 본사 인근으로 지식산업센터와 노후 공업시설 등이 모여 있는 수원시 영통구 매탄·원천동 일대에서 만난 임대인 A(62)씨는 "인근에 대규모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선 지난해 중순 이후 여러 세입자가 재계약을 않겠다고 전해 왔다"며 "라이브오피스라며 새로 지어진 지식산업센터가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세를 놓던데 여기로 옮겨 간다더라"고 말했다.
실제 인터넷 포털 부동산 플랫폼을 살펴보니 전용면적 20~30㎡의 경우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5만~55만원 수준인 일반 노후 다세대주택 원룸과 지식산업센터 라이브오피스(건축법 상 공장·업무시설 등 용도) 물건들이 올라와 있었는데, 라이브오피스는 준공 후 1년여밖에 지나지 않은 신축임에도 임대료가 유사하거나 오히려 낮았다.
"주변보다 보증금·월세 저렴하다"
다세대보다 '라이브오피스' 안내
대규모 도시첨단산업단지가 조성돼 있어 지식산업센터가 많이 들어선 화성 동탄신도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화성 영천동에 3채의 원룸을 보유 중인 B(49)씨는 "줄곧 재계약을 이어오던 세입자 2명이 지난해 말 나간 뒤 6개월째 방이 비어 있다"며 "평소엔 길어도 2~3개월이면 세입자가 채워지는데 지난 수년간 지식산업센터가 급증하면서 세입자 구하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인근에서도 수원 매탄·원천동 일대처럼 지식산업센터 내 라이브오피스란 이름을 통해 준공 후 주거시설 목적의 분양이 가능하다는 홍보가 이어지고 있었다. 동탄신도시 내 3개의 지식산업센터 분양을 대행한다는 한 업체 관계자는 "업무시설 용도라 전입신고는 안 되지만 화장실은 갖춰져 있고 싱크대와 난방만 준공 후 공사하면 일반인에게 월세를 주고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력 떨어지는 노후 원룸 외면
경기 적발 사례중 용도 위반 78%
경기도가 지난 2~4월 도내 670여 개 지식산업센터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에서 드러난 912건의 적발 사례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도 '임대 등 다른 용도 사용(718건·78%)'이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한 업체와 해당 업종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분양 당시와 다른 용도로 쓰이는 비중이 가장 컸다"며 "해당 사례들이 주거시설로 쓰이고 있는지까지 확인되진 않았으나 법률에 위반된 사항에 대해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관련 세금을 추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