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월드컵은 줄리메회장(FIFA)의 조국 프랑스에서 6월4일부터 16일간 9개도시에서 개최됐다.
 아시아의 첫 출전국으로 네덜란드령 동인도(현 인도네시아)와 쿠바 노르웨이 폴란드가 처음으로 본선무대에 진출했다. 그러나 1회대회 우승국 우루과이를 비롯 영국 4협회(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아일랜드) 스페인 아르헨티나등 유럽과 남미의 유력국들이 불참, 세계선수권대회로는 미흡했다.
 총 15개국이 출전한 프랑스대회부터 처음으로 지난대회 우승팀(이탈리아)과 개최국(프랑스)의 자동출전이 허용됐다.
 제2차 세계대전의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이탈리아 피올라, 헝가리 샤로시, 브라질 레오니다즈등의 화려한 골잔치가 펼쳐졌다.
 첫번째 골잔치는 브라질과 폴란드의 1회전. '검은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레오니다즈가 해트트릭을 수립하며 브라질이 전반을 3-1로 앞섰다.
 폴란드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에 한골을 넣은 빌모프스키가 후반에 2골을 넣어 역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4-4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계속해서 레오니다즈와 빌모프스키가 한골씩 추가하며 스코어는 5-5. 숨막히는 경기는 브라질 로메오가 결승골을 뽑으며 6-5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두가지 에피소드가 전해진다. 레오니다즈가 질척거리는 그라운드에서 신발을 벗어던져 버린것. 주심이 즉각 신발을 신도록 명하는 바람에 맨발의 축구묘기를 볼수는 없었으나 공과 함께 태어난다는 브라질사람다운 일화를 남겼다.
 또하나는 지고도 즐거웠던 폴란드. 브라질에 행운을 빈다는 격려 전보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당시에는 보기드문 스포츠맨 다운 멋진 태도를 보였다.
 개최국 프랑스와 전대회 우승국 이탈리아간의 8강 대결도 관심거리였다. 이대회 최다 관객인 5만8천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반 6분 이탈리아 콜라우시가 선취골을 뽑은뒤 후반 피올라가 2골을 추가시키며이탈리아가 3-1로 승리해 프랑스에 개최국 첫패전의 멍에를 안겼다.
 브라질과 체코슬로바키아의 8강전은 월드컵 사상 최악의 게임으로 기록될 정도로 거친 경기였다.
 2명의 브라질선수와 1명의 체코선수가 퇴장당했고 대회최고의 골키퍼 플라니치카, 예술축구를 구사하던 이너, 네이들레등은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재경기까지 펼치는 치열한 접전끝에 브라질이 2-1로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처녀출전한 쿠바는 예선에서 루마니아를 2-1로 제치고 8강에 진출했으나 강호 스웨덴을 맞아 0-8로 대패했다. 철저하게 두들겨 맞은 쿠바는 뉴욕에 들러 자국선수 루이스가 슈멜링을 KO로 꺾고 복싱세계헤비급 타이틀을 방어하는 모습을 관전하는 여유도 보였다.
 역시 첫출전한 인도네시아도 강호 헝가리에게 0-6의 참패를 면치 못해 세계축구의 벽을 실감했다.
 결국 3회대회 준결승은 2연패를 노리는 이탈리아-브라질, 헝가리-스웨덴간의 4강대결로 압축됐다.
/김학석기자·mar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