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살난 소년 콜은 사자(死子)를 인지하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콜은 수시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이런 유령들때문에 공포에 사로잡히고 정신병자 취급받는다. 아동심리학자 크로우(브루스 윌리스)는 자신의 환자에게 총격을 받은 과거를 보상하려는듯 콜을 성심껏 대한다.

미국에서 5주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심령 스릴러 「식스 센스」(18일 개봉)의 이런 전반부는 「색다르다」 「스케일이 거대하다」 따위로 판가름하는 흥행대작의 상식과는 거리가 멀다. 단지 소년과 콜의 대화가 중첩되는 구조속에 팽팽한 긴장감과 「X 파일」류의 신비한 분위기가 물씬 뭍어날뿐이다. 두 주연배우의 완벽에 가까운 연기, 둘 사이의 수수께끼같은 대화는 분명 뭔가가 있다는 궁금증을 부풀린다.

전반부를 토대로 긴장과 공포가 서서히 고조되는 후반부는 한마디로 경악스럽다. 마지막 반전은 최근 10년간의 영화중 단연 최고다. 콜앞에 나타나는 유령들은 하나같이 죽음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콜은 이런 사실을 모른다. 마찬가지인 관객들도 콜처럼 점프컷하는 유령앞에 무방비상태일 수 밖에 없다. 영화는 콜의 비밀과 아픔을 확실히 해소시킨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아내와 갈등을 겪는 크로우와 관련된 기막힌 반전이 다시한번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한다.

미국에서는 이 반전이 관객들을 두세번씩 영화관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콜과 크로우를 통해 의사소통의 기본이자 최후단위인 가족의 소중함을 역설하고 있는 점도 흥행요인으로 평가된다. 반전의 힌트는 극중 브루스 윌리스가 콜이외에 누구와 대화를 나누는지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는 점. 어렵다면 결혼반지를 매개로 한 「사랑과 영혼」을 떠올려라! 시나리오까지 직접 쓴 신인감독 M. 나이트 샤먈란에게 경의를!
/金淳基기자·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