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초기 왕성터로 주목받았던 서울 풍납동 풍납토성이 한성백제가 건설한 한국최대의 판축토성으로 밝혀졌다.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이곳을 발굴중인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조유전)는 12일 발굴현장에서 설명회를 갖고 풍납토성이 폭 40m, 높이 9m규모의 백제 초기, 한국 최대의 판축토성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같은 발굴결과는 하남 춘궁동 유적지와 이성산성, 몽촌토성, 풍납토성 등 한강일대에 백제의 수도 하남위례성이 존재했음을 밝히는 강력한 증거로 백제가 적어도 3세기 이전에 강력한 왕권을 갖춘 고대국가였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논란이 됐던 @삼국사기@ 초기기록이 허구가 아님을 입증되어 고대사학계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또한 이번 발굴을 통해 풍납토성의 축성방식이 사방에다 나무기둥을 세우고 나무판을 댄 뒤 흙을 차곡차곡 다져만드는 「판축기법」을 사용했음을 밝혀 냄으로써 고대 토성의 축초방법을 파악하는데도 대단히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발굴단은 밝혔다.

풍납토성 동쪽벽 중 A지점과 B지점의 2개 지점을 골라 성벽을 절단해 들어간 발굴단은 성벽의 축조기법이 ▲가장 밑바닥에는 뻘을 깔아 기초를 다진 뒤 아래쪽 폭 7m, 높이 5m 가량 정도의 사다리꼴 모양으로 중심 토루를 쌓았으며 ▲그런 다음 안쪽으로 사질토와 모래,점토다짐흙과 뻘흙을 위주로 한 판축토루를 비스듬하게 덧붙여 나간 뒤 ▲마지막으로 토루 위에 강돌로 된 3단의 석렬(돌을 열로 지어 쌓은 것)과 할석(깬돌)렬 1단을 쌓아 마무리하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런 석렬은 토사가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물을 빼내는 기능도 겸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두곳의 발굴지 중 A지점의 중간부분 뻘흙으로 이뤄진 토루에서는 건축당시 이용되었던 목재들이 출토돼 당시의 토성축조 방법을 알려주는 증거가 되고있다.

발굴단은 풍납토성이 확인된 규모만도 성벽폭 40m, 높이 9m 이상의 거대한 규모이며 아래쪽으로 더 발굴을 진행할수록 그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장설명회에서 서울대 최몽룡교수는 『발굴결과를 놓고볼때 풍납토성의 건축연대는 백제의 건국연대에 근접해 있다』면서 『풍납토성은 석촌동 일대와 하남시 춘궁동, 이성산성으로 연결되는 백제왕성과 관련된 유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곳에서는 삼국시대 초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타날문토기와 경질무문토기, 회색무문토기를 비롯한 다양한 토기와 동이조각 등 유물도 출토됐다. /朴商日기자·psi251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