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인천도시환경연대회의, 인천민예총,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해반문화사랑회 등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문화예술단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인천시 문화예술정책 관련 토론회'에서는 시의 문화정책 마인드에 대한 신랄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들은 인천시의 현재 문화정책은 휘황찬란한 백화점식 사업으로 지역문화예술 행사에 정작 시민들은 없고 도시 이미지 구축을 위한 보여주기식 이벤트성 행사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인천 & 아츠' '송도 록 페스티벌' 등을 비롯한 각종 이벤트성 행사에 수억원의 예산을 편성하면서도 정작 인천지역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설립한 인천문화재단의 기금 출연은 안중에도 두지 않는 등 정치와 경제적인 논리로 문화예술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천시는 지난 2004년 12월 인천문화재단을 설립하면서 '인천시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제9조 2항에 적립기금은 2010년까지 1천억원을 조성하되 시장은 1천억원이 조성될 때까지 매년 60억원 이상씩 일반회계에서 출연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올해 시에서 편성한 인천문화재단의 적립기금은 '0'원이다. 현재 420억원 정도가 적립돼 있으니까 앞으로 시에서 매년 100억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해야만 기간내 1천억원 기금 조성이라는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시가 특단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 지키기 힘들 듯 보인다. 시민단체들과 문화예술단체들은 재단의 적립기금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라고 시에 꾸준히 재촉하지만 시에서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들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이와관련 지역문화예술계에서는 시가 겉으로는 지역문화예술 진흥을 내세우면서도 속으로는 개발사업 등에만 예산을 집중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또 지방선거를 의식(?)한 각종 이벤트 행사에 거액을 쏟아부으면서도 지역문화예술발전의 교두보가 되는 재단 기금조성에는 나몰라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천억원의 기금은 재단이 시에 종속되지 않고 독자적인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필수적인 재원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안정적인 각종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본적인 재원이 없는 재단은 각종 사업예산을 시에서 지원받기 위해 시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독립적인 사업 추진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현재 재단에서는 본예산에 적립기금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일부라도 추경예산에 편성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시에서는 매년 일정액을 적립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2010년까지 조성목표액인 1천억원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변론하고 있지만 올해 세수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한 예산확보 문제가 어느 한순간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약속한 대로 매년 일정금액을 적립한다면 시예산 편성에 크게 부담가지 않겠지만 기금적립을 미루다 한꺼번에 많은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서는 타 분야의 희생을 강요해야 한다.
지역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출범한 인천문화재단이 제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기금 적립에 대한 시의 의지가 어느때 보다 절실한 때이다.
/김 신 태(인천본사 사회문체부 차장)
우선 순위(?)밀린 인천문화재단기금
입력 2006-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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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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