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프로야구 2차 지명이 있던 지난 여름 프로야구 팬들이 자주 접속하는 인터넷 사이트에는 '믿고 쓰는 호남표'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현재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중 상당수가 호남 출신들이어서 호남 출신 고교 선수들은 믿고 뽑아도 좋다는 표현이다.

이번 2차 지명에서도 진명호(순천효천고)·한희(군산상고)·허경민(광주제일고)·정형식·박상현(이상 광주진흥고)·박현준(전주고-경희대) 등 2라운드까지 지명받은 16명의 선수 중 6명이 호남 출신 선수들이었고 경인지역은 1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경인지역에서 지명 받은 장영석(부천고)은 1라운드에서 우리히어로즈에 지명받았다.

▲ 지난 제38회 대통령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한 인천고. /경인일보 자료사진

인천고를 대붕기와 미추홀기 등 전국 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으로 이끈 강지광이 LG에 지명받는 등 지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타 지역 구단의 지명을 받고 떠나는 것을 보며 아쉬워했다. 일부 구단들이 지역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우거나 지역 야구 저변을 넓히기 위해 연고지역 고교 선수들을 의무적으로 지명하는 것을 보고 부러워하기도 했다.

KIA의 경우 9라운드까지 지명권을 사용하며 하위 순위 3명을 지역 고교 출신 선수들의 취업을 위해 지명권을 사용한데 비해 SK의 경우 7라운드에서 지명한 제물포고의 류기훈 한 명만이 지명받았기 때문이다.

경인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는 SK와이번스에도 호남세가 강세다.

SK의 한국시리즈 최종 출전 선수 명단에 오른 25명의 선수 중 호남 출신들은 이승호·정대현(이상 투수)·이진영·박경완·박재홍(이상 타자) 등 총 8명이었다.

또 지역 유소년 야구를 가장 많이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는 조웅천 선수도 광주남초와 순천상고를 나온 대표적인 호남 선수 중 하나다.

경기도야구협회 류상호 전무이사는 "SK측에서 좋은 선수가 없어서 지명을 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지만 지역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면 결국 선수 육성 조차도 힘들어지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선수 육성은 프로와 아마, 학교야구 모두가 같이 고민해야 할 공동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SK와이번스 관계자는 "광역연고제에서 도시연고제로 변경되면서 팀 입장에서 전처럼 광역 단위로 관리한다는 것은 상당한 딜레마인 문제다. 지역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