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일 오전 처음으로 '정상간' 전화통화를 하고 동맹강화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7일 대선직후 당선인 자격으로 이 대통령에게 전화를 한 데 이어 이날 두번째로 전화를 했으며, 이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35분경(미국 워싱턴D.C. 현지시간 2일 오후 6시 35분경)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전화를 받았으며, 약 15분간 통화를 하며 오바마 대통령과 북핵문제, 세계 금융위기 등 현안과 관련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먼저 "헬로우(Hello)"라며 영어로 전화를 받자 오바마 대통령도 웃으며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두 정상은 북핵문제와 관련, '6자회담을 통한 공조 방침'을 재확인했으며,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한국 정부가 보여준 통찰력이 소중한 교훈이 됐다"며 우리정부의 대북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두 정상은 오는 4월 예정된 영국 런던 G20 금융경제정상회의와 관련, 보호무역주의 회귀를 반대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가려는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고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전 세계가 제1차 경제대공황의 교훈을 떠올려야 한다"며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가면 경제회복은 지체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전화통화에서 김치와 불고기를 좋아한다고 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과 마찬가지로 이날 통화에서는 전날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 대통령이 먼저 "어제 슈퍼볼 결승전에서 내가 응원한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이겨서 기뻤다. 특히 그 팀에 한국계 하인스 워드 선수가 소속돼 있지 않느냐"고 말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나도 그 팀을 응원하는 팬"이라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피츠버그 팀이 극적인 역전을 했는데 미국 경제도 이처럼 역전하시길 바란다"고 하자 오바마 대통령도 크게 웃으며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날 통화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계속하고 있는 '전화 외교'의 일환으로,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에후드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등과 전화통화를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