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김선회기자]"사람의 운명과 길흉을 좌우하는 요소 중 땅(風水)이 제일이요, 그 다음이 상(觀相)이요, 마지막이 사주(四主)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방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장태상(66) 주임교수는 1970년 불과 26세의 나이로 육임(역학의 한 분야)을 정리한 '육임정의(六任精義)'를 집필했고, 2000년에는 '풍수 총론'을 펴내며 풍수의 한 분야인 현공풍수(玄空風水)를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등 거의 모든 역학(易學)분야에 달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어릴 때 동네 할아버지들의 '풍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 장터에서 떠돌이 책장사들을 통해 명리학(命理學)과 풍수 관련 서적을 하나 둘씩 구입했고, 고교 졸업 후 당시 서울시청 인근 중국서점을 드나들며 역학관련 고전들을 섭렵했다. 나중엔 실력을 쌓아 운명상담소를 차리고 큰 명성을 얻기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는 술사(術士)에서 학자(學者)로 방향을 전환한다. "역술업으로 큰 돈을 벌고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돈을 버는 순간부터 공부하고는 거리가 멀어졌어요. 아직 배울 것도 많은데. 그래서 모든 걸 포기하고 팔도를 떠돌아다니며 좋은 선생님을 찾아다녔죠. 그러다 석곡 이규준, 동주 최석기, 명암 이태일 선생님 등의 학문세계를 접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천문학에 눈을 뜨게 됐고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미신처럼 여겨졌던 역학분야의 과학화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그는 "천문을 이해해야 땅을 이해할 수 있고, 땅을 이해해야 사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서양천문학이 정확한 것 같아도 내가 보기엔 한참 어긋나고 있어요. 요즘 24절기가 제대로 안 맞는 걸 보면 알 수 있지요. 동양천문학 계산법으로 절기가 실제로는 4일 정도 뒤로 늦춰져야 합니다."
장 교수는 "인걸지령(人傑地靈)이란 말처럼 땅이 좋아야 훌륭한 인물이 나는데 애초 수도를 서울로 한 것도 잘못됐고 경복궁 터도 좋지 않다"고 했다. "서울이 수도인 이상 우리나라는 앞으로 크고 바른 인물이 통치를 하기 어렵습니다. 조선 건국 때 무학대사와 권중화는 신도천(新都川·현 신도안) 일대를 가장 명당으로 꼽았지만 당시 혁명주체세력들의 주장에 밀려 서울이 수도로 정해졌어요. 하지만 역대 대통령들을 한번 보세요. 말로가 좋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는지. 그리고 경복궁을 짓고 처음 탄생한 왕자가 바로 '단종'이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반면에 계룡산이 위치한 신도안 일대는 아직도 지기(地氣·땅의 기운)가 살아있어 몇 백년은 국운을 융성하게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