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20일 300회를 맞는다.

2005년 4월 23일 '강력추천 토요일'의 한 코너인 '무모한 도전'으로 출발한 '무한도전'은 황소 대 인간의 줄다리기로 최초의 도전을 시작한 이래 멤버들은 뉴질랜드와 알래스카의 설원을 밟고, 레슬링과 봅슬레이에 몸을 맡겼으며 가요제 무대에 섰다.

2005년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
리얼 버라이어티 전성기 열어
20일 '300회 특집방송' 꾸며
1대1 대화·향후방향 논의

대한민국 평균 이하라고 자조하며 연애를 고민하던 이들은 이제 과거 연애사 들추기를 무엇보다 꺼리는 대한민국 보통 가장이 됐다.

그 사이 '무한도전'은 리얼 버라이어티로 예능의 새 장을 연 프로그램의 자리에 올랐다.

7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지만 '무한도전'에 정해진 형식은 없다. 매회가 특집처럼 꾸며진다. 진정한 '버라이어티'(variety)의 구현인 셈이다.

포맷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은 '무한도전'의 무한한 도전을 가능케 한다. 드라마와 뉴스, 다큐멘터리, 시트콤까지 '무한도전'이 손대지 않은 장르는 거의 없다.

장기 프로젝트란 틀 안에서 기존 예능 프로그램이 엄두도 내지 못했던 과제에도 도전한다. 벼농사와 프로 레슬링, 조정, 에어로빅 특집이 대표적이다.

과제는 엉뚱하고 무모해 보이지만 방법은 진지하고 우직하다.

멤버들은 일회성 이벤트를 위해 수개월에 걸쳐 레슬링 훈련을 받고, 에어로빅 특훈에 임한다.

'룰은 지킨다'는 게 '무한도전'의 유일한 규칙이라면 규칙이다.

그래서 농담삼아 던진 말에 멤버들은 알래스카로 김상덕 씨를 찾아 떠나고 마라도까지 가 짜장면을 먹으며, 우스꽝스런 복장으로 시상식에 참가한다.

방송가에 미친 영향도 상당하다. '1박2일'이나 '남자의 자격'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의 탄생에 물꼬를 텄고, '무한걸스'와 '승부의 신' 같은 스핀오프 프로그램의 뿌리가 됐다.

지난 7년간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새로운 멤버가 들어올 때마다 고정 팬들의 반발을 극복해야 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도 10차례 넘게 받았다.

올 상반기에는 노조의 총파업으로 6개월 넘게 결방했고, 일각에서는 외주설까지 흘러나왔다.

최근에는 '슈퍼 세븐' 콘서트 논란으로 길이 하차를 선언했다가 번복하는 소동을 겪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원조로서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도 여전하다.

제작진은 300회를 기점으로 다시 달리겠다는 각오다.

300회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쉼표' 특집으로 꾸며진다.

김태호 PD는 "300회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고민해 보는 내용으로 구성된다"며 "멤버들이 1대1로 대화하는 시간도 있고 스태프와 이야기를 하는 코너도 있다"고 말했다.

김 PD는 "앞으로 무엇을 할지 확실히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해왔던 대로 열심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